단속 비웃는 암표 판매 … 멍드는 팬심
단속 비웃는 암표 판매 … 멍드는 팬심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06.20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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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 LG 청주 3연전 첫날 암표상 극성
정상가 2~3배 훌쩍 … 경기 임박하자 떨이 처분도
경찰, 20여명 투입 단속 불구 3명 적발 체면치레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의 3연전 첫 날인 19일 오후 4시쯤 청주 종합운동장 야구장 매표소 앞이 표를 구하려는 야구팬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의 3연전 첫 날인 19일 오후 4시쯤 청주 종합운동장 야구장 매표소 앞이 표를 구하려는 야구팬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 청주 3연전이 열리는 경기장 주변에서 암표 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강력 단속을 천명했지만, 틈새를 노려 뒷거래를 일삼는 암표상을 뿌리 뽑기엔 역부족이다.

지난 19일 청주야구장. 매표소 앞은 경기 시작 훨씬 전부터 표를 구하려는 야구팬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 온라인 예매를 하지 못해 직접 발품을 판 이들이다.

오후 5시 현장 발권이 시작됐다. 한화에서 준비한 표는 전체 좌석(1만석)의 약 7%, 700여장에 달하는 분량이 순식간에 동났다. 하지만 매표소를 기점으로 길게 늘어선 대열은 여전했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현장 판매한 표는 인터넷 예매 취소분”이라며 “발권은 23분 만에 모두 끝났다”고 전했다.

매표창구가 닫히자 곳곳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표를 거머쥔 야구팬은 미소를 머금었고, 그 반대는 울상을 짓는 모습이었다.

암표상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표 쟁탈전에서 패배(?)한 야구팬을 대상으로 호객행위에 열을 올렸다.

`표 있어요?', `1루 내야 지정석 장당 ○만원', `3루 익사이팅존 4장 있어요'. 온갖 영업 멘트를 앞세워 비싼 값에 표를 팔아 치웠다.

가격은 정상가에 2~3배를 넘는 수준. 그저 야구를 즐기려 발걸음 한 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 암표를 사야만 했다.

시민 이모씨(36·여·율량동)는 “인터넷으로 예매를 시도했지만, 사람이 너무 몰려 실패했다”며 “아이가 한화 선수들을 너무 보고 싶어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암표를 구매했다”고 귀띔했다.

불법 행위는 계속됐다. 암표상은 경찰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업을 이어갔다.

경기가 임박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표를 다 팔지 못한 일부 암표상이 떨이 처분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를테면 외야 자유석 3장을 묶어 단돈 만원에 팔아넘기는 식이다.

종전 비싼 값에 암표를 산 야구팬은 불만을 토해냈다.

최모씨(30·복대동)는 “정상가에 2000원을 더 주고 표를 구매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나한테 표를 판 사람이 똑같은 좌석을 반값보다 더 싸게 넘기는 모습을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악덕 상술로 순수한 야구팬을 울리는 암표상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야구장을 담당하는 청주 청원경찰서는 이날 하루 생활질서계, 강력팀, 방범순찰대, 사창지구대 경력 20여명을 투입, 암표 판매 집중 단속을 펼쳤다. 오후 4시30분부터 단속을 벌여 적발한 암표상은 3명이다. 경기 직후까지 암표상이 활개친 점을 고려하면 체면치레에 그친 성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 판매 행위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 단속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남은 경기 기간 철저한 단속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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