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계약학과 유명무실 … 지원자 `0'
약대 계약학과 유명무실 … 지원자 `0'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6.1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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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개大 정원 77명 모집 … 기업·근로자 외면
지난 4년간 지원자 충북대 4명·충남대 1명 그쳐
충북대 교수 “탁상공론 전형 … 약대 정원 늘려야”
첨부용.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약학대학 학제개편 공청회에서 하연섭 연세대 교수가 약대 학제개편 추진 방안 발제를 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약대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 논의 결과 설명, 약대 학제개편 관련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 등으로 이뤄진다. 2018.02.01. /뉴시스
첨부용.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약학대학 학제개편 공청회에서 하연섭 연세대 교수가 약대 학제개편 추진 방안 발제를 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약대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 논의 결과 설명, 약대 학제개편 관련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 등으로 이뤄진다. 2018.02.01. /뉴시스

 

약학대학에 설치된 계약학과가 지원자가 없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8학년도에는 계약학과가 설치된 전국 14개 대학에서 77명의 정원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국회 유성엽 의원이 공개한 `약학대학 계약학과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충북대, 충남대 등 약학대학이 설치된 전국 35개 대학교(입학정원 1693명) 가운데 계약학과는 14개 대학(모집정원 77명)에 개설돼 있다.

충북대, 충남대, 서울대 등 계약학과가 설치된 대학교의 지원자는 △2015학년도 5명 △2016학년도 1명 △2017학년도 4명 △2018학년도 0명으로 집계됐다.

계약학과가 설치된 14개 대학은 매년 77명의 정원을 모집했지만 지난 4년간 지원자를 합치면 고작 10명에 불과했다.

충북대의 경우 계약학과에 10명의 정원을 배정받았지만 지원자는 2015학년도 1명, 2017학년도 3명이었다.

충남대는 3명의 정원이 있지만 2016학년도 1명이 지원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계약학과 설치대학 중 가장 많은 13명의 정원을 배정받은 서울대는 지난 4년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지난 4년간 계약학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대학은 부산대, 서울대, 대구가톨릭대, 덕성여대, 삼육대, 숙명여대, 영남대, 우석대 등 8곳으로 나타났다.

약학대학 계약학과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1년 3월 만들어졌다.

약학대학 계약학과는 약학 관련 기업이 약대가 있는 대학과 계약학과 설치 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기업에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약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제도다.

약학대학 계약학과에 지원자가 부족한 이유는 계약학과에 입학한 직원에게 4년간 등록금을 지원하기보다 약대 졸업자를 채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직원 입장에서도 해당 기업에서 지원받은 학비만큼 졸업 후 3~5년 의무근무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 있다.

유성엽 의원은 “약학 관련 기업과 대학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졸속 행정에서 기인한다”며 “2020년부터 7000명 정도의 약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약개발과 보건의료 현장에 필요한 약사 수급을 위해서는 현재 유명무실한 계약학과에 대한 과감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북대 약학대학 A교수는 “정부는 보건의료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약학대학에 계약학과를 설치한 것 자체가 탁상공론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계약학과에 입학한 직원을 위해 4년간 4000여만원(국립대 기준)을 지원하기도 힘들지만 직원도 약사자격증을 취득하면 더 좋은 조건의 업체로 이직해야 하는 게 현실적으로 제도 자체가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보건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라리 계약학과 정원을 정원 내로 전환해 약학대학 입학정원을 늘려주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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