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축제를 향하여
최우수축제를 향하여
  • 임도순 수필가
  • 승인 2018.06.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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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임도순 수필가
임도순 수필가

 

행사가 다채로워졌다. 풍자와 해학으로 나눔과 베풂을 선물하며 공동체 정신을 전달한다. 설움과 슬픔 그리고 한을 사랑으로 포용하는 지혜를 나누어 준다. 옛날을 돌아보며 재조명하는 마력이 숨어 있어 심금을 울려주는 축제이다.

‘품바, 흥에 취하다’를 주제로 품바축제가 닷새간 ‘음성’에서 열렸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흥이 마음의 문을 열고 포근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큰 마당으로 이어졌다.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감성에 불을 지피고 사랑의 고귀함이 심어지며 오래된 추억을 밖으로 끌어내었다. 품바는 각설이 타령의 후렴구에 장단 구실을 하는 의성어로 현재는 걸인을 지칭하고 있다. 생활이 어려워 삼시 세 끼를 걱정하던 시절에 혼자서 얻어먹기도 어렵던 때에 나눔이 본보기가 된 그의 생활을 승화시켜 축제가 되었다.

꽃동네 설립의 단초이다. 자신도 장애를 가진 몸으로 주위 동네에서 먹거리를 얻어다 동료를 먹여 살린 거지 성자 최귀동 님이 있었다. 그와 오웅진 신부와의 만남이 오늘날 의지할 곳 없는 분들의 보금자리로 정착되었다. 그의 숭고한 삶은 어느 사람도 흉내 내지 못하는 봉사이며 사랑의 선물 꾸러미이다.

밀레니엄 원년에 ‘나누며 사랑하는 우리’를 슬로건으로 음성품바축제에 서막이 올랐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품바와 최귀동 걸인의 박애정신이 밑거름되었다. 현대 생활은 물질적으로는 모자람이 없는 삶을 누리면서도 정신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함으로 허덕이며 이기주의가 깊이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치유하는 데 절실한 약은 사랑과 나눔이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올해가 열아홉 번째이며 문화관광부유망축제로 지정받아 추진하였다. 형식이 중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열림식을 자유롭게 진행하여 지루함을 없애고 축사가 덕담 한 줄로 간결하여 관람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농사에 바쁜 일손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힘으로 역대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참여한 축제로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축제의 열기를 높였다. 열림의 날을 시작으로 사랑의 날, 희망의 날, 나눔의 날, 상생의 날로 마무리하였다. 풍자가 있는 퓨전 마당놀이, 관광객과 함께하는 품바 공연,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 락페스티벌, 래퍼프린지, 천인의 엿치기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젊음세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기성세대의 그때 그 시절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길놀이 퍼레이드는 주민과 함께하여 즐기며 참여하고 모두가 하나 되는 감동이 가득한 자리로 자리매김하였다.

품바 축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하였다. 처음 행사가 열릴 때는 좋게 평가를 받지 못했다. 품바라는 단어가 거지를 나타내고 행려자나 부랑인들의 안식처인 꽃동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올해의 품바 축제 결과를 보면 이제 누구나 참여하는 행사로 입증되었다. 음성군민은 물론 전국에서 볼거리를 찾아오신 관광객,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어우러지는 명실상부한 행사가 되었다. 내년에 20돌을 맞으며 품바축제는 달려간다. 최우수 축제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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