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서포터·강철체력 조련사 `투톱'
열혈 서포터·강철체력 조련사 `투톱'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8.06.14 2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대성고 축구부 전국대회 2연패 … 숨은 조력자들
오영식 총동문회장 경기장 찾아 응원·격려
남기영 감독 연일 맹훈련… 선수관리도 철저
임개철 교장 대성중이어 우승 `승리 아이콘'
오영식 총동문회장, 남기영 감독
오영식 총동문회장, 남기영 감독

 

청주대성고 축구부가 백록기 대회 패권을 탈환한 데 이어 무학기까지 제패했다. 청주상고 시절인 1991년 고교 축구를 평정했던 옛 명성을 되찾은 확실하고도 강력한 신호탄이다. 대성고는 13일폐막한 제23회 무학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옥 같은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의 노력으로 거둔 결실이다. 이번 우승의 이면에는 숨은 조력자의 역할도 만만찮게 빛난다.

우선 청주 축구의 `터줏대감' 남기영 감독의 축구 철학이 이번에도 통했다.

그는 훈련 계획부터 선수 관리, 팀 전략 등 혀를 내두를 만큼 철저하다.

경기 전날부터 선수들의 식사, 취침, 숙소 온도까지 모두 꼼꼼히 챙길 정도다. 대성고가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지옥의 체력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교 지휘봉을 20여 년간 잡고 있는 남 감독의 축구 스타일은 기술보다는 체력에 방점이 찍혀있다.

선수 한명 한명의 강한 체력이 보장돼야 팀 기술, 전략이 가능하다는 게 남 감독의 철학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체력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힘들고 괴로운 훈련을 소화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에요.”

남 감독이 지휘하는 훈련은 지옥과도 같다. 일과는 산악구보로 시작한다. 매일 새벽 청주 우암산을 뛰어올라간다. 청주대를 찾아 30개에 이르는 계단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한다.

오영식 대성고 총동문회장의 끔찍한 모교 사랑도 큰 몫을 한다.

오 회장을 비롯한 동문들은 이번 대회 결승이 열린 지난 13일 경남 고성을 찾았다.

오롯이 지친 후배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땀으로 범벅인 손을 잡아주기 위해서다.

목이 쉴세라 선수들을 응원하며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오 회장은 우승이 확정된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지원금을 전달했다.

“`운 좋은 사람이 동문회장 하니까 축구도 무려 2차례나 우승한다'는 얘기를 들어요. 그저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대성고의 백록기·무학기 우승은 오 회장에게 남다른 선물이다.

그럴만한 게 20여년 동안 우승의 문턱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는데, 오 회장이 동문회장을 세 번째 맡으면서 2차례나 우승을 한 까닭이다.

오 회장은 “열심히 뛰어 준 후배들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며 “선배들에게 큰 감동을 준 데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백록기 대회 우승 때 총동문회가 마련한 환영식에서 축구부 격려금으로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애틋한 모교 사랑을 보여줬다.

오 회장 못잖게 이번 우승이 더욱더 값진 이가 또 있다. 임개철 교장이다.

임 교장이 대성중 교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월 축구부가 제54회 춘계 한국중등(U-15)축구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3월 모교인 대성고로 발령받은 후 석 달 만에 또 무학기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임 교장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임 교장은 “기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남기영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