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가 세상을 바꿀까
투표가 세상을 바꿀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6.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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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금란 부장(취재3팀)
김금란 부장(취재3팀)

 

주사위는 던져졌다.

앞으로 4년간 꽃길을 걸을지, 가시밭길을 걸을지 알 수 없지만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13일간 벌인 선거 열전의 성적표를 오늘 밤 받아 든다. 투표 결과에 따라 당선자들은 축배를 들 것이고 낙선자들은 술잔을 들이킬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인원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무려 4016명이다.

충북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등 177명이 선출돼 다음 달 1일부터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한다.

유권자들은 13일간 이어진 선거전을 보며 후보자들을 희망보다는 실망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후보마다 입으로는 정책 선거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하고도 결국은 경쟁자를 헐뜯고 비방하고 고소·고발하며 네거티브 선거의 민낯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후보들에게 거는 기대치는 변함이 없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설렌다.

2년 전 총선에서도 그랬고, 지난해 대선에서도, 오늘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분명히 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올해만큼은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 지역과 마을에 유권자가 바라는 변화의 바람이 분명히 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개표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시민이 찾던 그 사람'`우리 동네 일꾼'`청년이 행복한 충북'`충북의 기적을 완성하겠습니다.'거리에 걸린 선거 현수막이나 슬로건만 보면 모두가 적임자이고 서민의 머슴을 자처하는 후보자들이 넘쳐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만 이행된다면 이보다 더 살기 좋은 지역이 없고 교육정책이 없다.

미세먼지로 걱정하는 학교나 시설에 공기정화시설을 설치해 준다고 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에게 일자리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심지어 고등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은 물론 교과서와 교복비도 지원하고 버스비까지 얹어준다는 데 복지국가인 스웨덴도 부럽지 않을 모양이다.

문제는 정치인의 말을 100%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선거를 치를 때와 당선됐을 때 정치인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는 것쯤은 유권자들도 안다. 오죽하면 국민이 대접받는 기간은 선거 기간이고, 나머지는 푸대접을 받는다고 할까.

정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은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국민의 소중한 한 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정치인들이 표심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축배를 들 당선자들은 권력을 쥐었다는 착각보다는 유권자로부터 부여받은 책임감으로 밤잠 설쳐가며 지샐 날을 걱정해야 한다.

또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하는 대표적인 10가지 거짓말이 올해는 서민의 안줏거리로 회자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라를 위해 구국의 결단을 내리겠다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기억이 안 납니다 △출마포기 선언 △서민경제 우선 △내가 적임자 △평생 청렴결백하게 살았다 △탈당은 철새들이 하는 짓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국민을 섬기는 하인이 되겠습니다 등등.

이번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들 입에서“서민의 머슴으로 살겠다더니 상전이 따로 없다”는 정치인을 향한 비아냥보다는“오래 살고 볼일이네”라는 기분 좋은 얘기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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