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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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3.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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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와 모범청소년의 3박4일 우정
"장애우와 산을 오르는 일이 쉽지 않아요. 발을 헛딛고 넘어지면 일으켜야 하고, 목마르면 물도 먹여줄 만큼 불편한 점이 많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지난 28일 청주 성신학교 장애우 15명과 한국 BBS청주상당지회 추천 모범청소년 15명 등 총 30명이 한라산 등정에 도전했다.'2007 사랑과 우정으로 한라산을 오릅니다'행사를 통해 장애우의 손과 발의 역할을 대신할 도우미로 참여한 이들은 결손가정, 조손가정에서 생활하는 모범청소년들이었다.

사회적 편견으로 말 못할 아픔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한라산 어리목에서 해발 1700m 윗세오름까지 이어졌다. 목적지까지 오르면서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발바닥을 찌를듯 충격이 전해오는 가파른 바위였고, 한발 내딛을 때마다 미끄러지기 다반사인 빙판길이었다. 좀 평탄한 길을 만났다 싶으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거센 바람이 버티고 있었다.

힘든 여정 속에서 장애우들과 모범청소년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의 손을 내미는 등 피보다 진한 사랑과 우정의 힘을 발휘해 정상을 밟는 위대한 성과를 이뤄냈다.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의 보이지 않는 편견은, 숫자로 가늠되는 산의 높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장애우에게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 손을 내미는 일이 당연한 일처럼 됐다"는 한 모범청소년의 말처럼 편견자체가 사회의 필요없는 존재로 인식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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