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스러운 최저임금 논란
우려스러운 최저임금 논란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6.06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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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최근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고용이 감소했는지, 하위계층의 소득이 줄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점과제 중 하나로 추진해온 최저임금 인상정책으로 올해 최저임금은 1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올랐다. 오는 2020년까지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KDI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서 올해 최저임금인상으로 3만6000명에서 8만4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문이 커지자 보고서를 쓴 연구원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도, 일자리 안정자금 영향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렇지만 보고서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이상헌 ILO국장이 최저임금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자체를 모르는데, KDI가 다른 나라의 고용탄력성을 가져다 쓴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연구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다.

더 충격적인 조사결과는 지난해보다 하위층의 가계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소득이 하위 20%인 근로자 가구의 1분기 월 근로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감소했다.

결국 소득 최하위계층의 소득이 줄었다는 것,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고용마저 감소할게 뻔하다는 위기감이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이런 차에 청주상공회의소가 도내 기업 108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도 심상치 않다. 응답기업들 가운데 27.8%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복수응답한 것이다. 조사대상기업에서만 전체의 7.4%인 1662명이 감축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소득감소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각종 보고서는 그렇지 않아도 전국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충북의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수준에 더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그것도 소득 하위계층에 집중해서 말이다.

충북의 소득지니계수는 2006년 0.369(전국평균 0.388)였지만, 2016년에는 0.405(전국평균 0.365)로 급상승했다. 전국 3위 수준이다. 소득양극화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 지표도 2006년 9.7에서 2016년 12.2로 치솟았으며, 전남(12.6)에 이어 전국에서 2위다.

더 심각한 것은 하위소득계층의 소득이 왜 줄었는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고용이 정말 감소했는지조차 논란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 보고서의 내용이나 국가통계결과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이라는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

연구진실성과 통계의 객관성이 국가 경제 운영의 핵심일진데, 지금처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고 정쟁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충북처럼 양극화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지역에서는 잘못된 경제정책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합리적인 대안과 소통의 자세를 만들어 하루빨리 최저임금과 관련한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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