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동생아, 너 투표가 뭔지 아니
6살 동생아, 너 투표가 뭔지 아니
  • 장주하 증평 아이사랑어린이집 교사
  • 승인 2018.06.06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장주하 증평 아이사랑어린이집 교사
장주하 증평 아이사랑어린이집 교사

 

필자는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면서 귀엽고, 에너지 넘치는 7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간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어린 개구쟁이들에게 오히려 (나 자신이)에너지를 공급 받을 때가 참으로 많다. 그래서 보람도 더 크게 느낄 때가 많다.

늘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반짝이며 교사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모든 교사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특히 때가 때인 만큼 요즘 선거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선거용어 자체가 어렵고 설명하기도 난해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선거, 투표'이런 용어는 어찌 보면 아이들에게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려울 때도 있다.

최근 증평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오는 6월 13일 실시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를 대상으로 투표 참여 캠페인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순간 망설였다. 과연 7살된 어린이들이 선거가 뭔지, 투표가 뭔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일단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기관이 교사인 필자에게도 어색하고 낯설지만 곧 시행하는 지방선거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증평군 선거관리위원회를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다. 그리고 준비된 행사장에서 만화로 구성한 내용인`자두'가 반장선거를 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

선거 전 과정과 투표, 개표, 당선증 교부 등의 과정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상영해 학습효과를 높였다. 선거관리위원회 캐릭터 인형이 춤을 추고 인기투표, 개표를 해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아이들과 함께 즐겼다.

선거과정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걱정도 했는데 스토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잘 구성했고 그 과정을 통해 교사인 필자도 재미있게 봤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주민들에게 선거에 관심을 갖게 하고 투표에 참여하게 하라는 특명을 부여받고 `선거지킴이'가 되기로 약속도 했다. 그리고 선거일이 다가올 즈음엔 주민들께 투표참여 그림엽서 보내기와 투표참여 거리행진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사실 그동안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거가 뭔지, 투표를 왜 해야 하는지만 교육을 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증평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체험을 다녀온 한 아이가 화장실에서 6살 동생에게“너 선거가 뭔지 알아? 모르지? 너도 7살 되면 알거야”라며 자랑하는 걸 보고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뿌듯함도 느꼈다.

수업 시간에 필자는 어린이들에게 “투표할 때 자기 집에 있는 도장을 가져가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콕 찍는 거야” 라고 일부러 틀린 말을 해 보았다. 어린이들이 빠르게 반문했다.

“선생님 땡! 거기에 있는 도장으로 찍어야 돼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사가 선거과정을 설명해도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데 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고 온 체험학습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 경험은 훗날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훌륭한 민주시민이 되는 밑거름이다.

오는 6월 13일 실시하는 선거일은 우리 아이들도 투표를 체험하는 날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