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생각나는 제자의 이름
현충일 생각나는 제자의 이름
  • 김명철 청주 현도중 교장
  • 승인 2018.06.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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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 현도중 교장
김명철 청주 현도중 교장

 

매년 6월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제정한 호국보훈의 달이다.

왜? 하필 6월일까?

그 이유는 6월에 역사적으로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6월 6일 현충일, 6·25 한국전쟁, 제1, 제2 연평해전이 모두 일어난 6월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한 달을 추모의 기간(6월 1일~10일), 감사의 기간(6월 11일~20일), 화합과 단결의 기간(6월 21일~30일)으로 나누어 기간별 특성에 맞는 호국·보훈행사를 추진한다. 추모의 기간에는 현충일 추념식을 시행하고, 감사의 기간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위로·격려와 보훈 관련 문화행사를 지원한다. 그리고 화합과 단결의 기간에는 6·25 기념식과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히 2018년 올해는 국가보훈처에서`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표어를 정하고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및 다양한 행사와 `6610 묵념캠페인'을 추진한다. `6610'은 6월 6일 현충일 오전 10시에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을 시행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신 국가유공자에 전 국민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6월'을 만들려는 의미이다.

필자는 매년 6월이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는다. 그곳에 사랑하는 제자의 무덤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핸드폰에는 이상한 전화번호가 하나 있다. 2-32-18186번, 이 번호는 제자 `백귀보'의 대전현충원 국립묘지의 고유번호이다. 이 묘소에 태극기와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을 하면서 나라와 민족에 의무를 다하기 위해 먼 미국 땅에서 흔쾌히 달려와 입대를 하고, 당당히 훈련을 받던 멋진 사나이를 추념한다. 지금 살아 있으면 미국에서 결혼도 하고, 자식을 낳아서 잘살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엉뚱하게(?) 가지 않아도 될 군대에 가서 죽어 조국의 땅에 묻힌 제자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묘소에는 `이병 백귀보'라 적혀 있다. 귀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고아원 봉사 활동을 했는데, 그 고아원에서 생활하던 아기들이 자라서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되어 7명의 조카가 되어 매년 이렇게 함께 `귀보 삼촌'의 묘소에 함께 참배를 한다. 자기들끼리 삼촌의 묘소 앞에 서서 묵념도 하고, 감사의 기도도 올린다.

지난 토요일도 7명의 딸과 함께 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백귀보!'평생 잊을 수 없는 이름. 미국에서 대학을 다녀야 할 아들이 한국에 돌아오자 “왜 왔어?”라고 묻는 어머니의 질문에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말로 가지 않아도 되는 군대를 자원해서 입대했던 제자. “대한의 아들로 당당하고 떳떳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남기고 훈련소로 입소하고. 힘든 훈련 과정을 묵묵히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제자의 이름이다.

오늘 밤에는 귀보의 얼굴을 보고 싶다. 꿈속에서라도 한번 만나고 싶은 제자. 귀보야!

너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되었구나. 죽음으로 지켰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통일 기운으로 승화되어 70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는 씨앗이 되었구나. 고맙고, 또 고맙다. 하늘나라에서 통일 한국의 수호신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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