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김장수 "세월호 보고 조작 없었다" 혐의 부인
김기춘·김장수 "세월호 보고 조작 없었다" 혐의 부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5.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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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에 현황 수시 보고' 문건 허위 작성 혐의
김기춘 "무리한 기소…문건 작성 관여 안해"

김장수 "朴과 통화, 조작할 이유 없다" 주장

'훈령 불법개정' 혐의 김관진 "다툼의 여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김장수(70)·김관진(69) 전 국가안보실장의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 "국가적으로 세월호 사건은 위중하지만 행정적 평가와 법적 평가는 엄밀히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무리하게 법적 평가로 밀어붙인 구절이 많다"며 "피고인은 문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도하지 않았고, 문서에 대해 허위라고 인지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국가안보실 문서 내용을 신뢰하고 보고자료를 만든 것"이라며 "국가안보실에서 작성한 서류를 대통령비서실에서 잘못됐냐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관련 문서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통하게 돼 있고, 정 전 비서관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이 직접 봤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며 "당시 비서실 보고서가 대통령에 늦게 전달된 것을 알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김장수 전 실장 측 변호인도 "참사 당일 10시15분경 대통령과 통화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처럼 문서에 적시했다고 검찰은 주장한다"며 "하지만 10시15분 통화 사실은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허위로 작성한 공문서가 2014년 5월22일부터 11월까지 있다고 하지만, 피고인은 세월호 대처 책임을 지고 5월23일에 사임했다. 그 이후에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는 공소내용은 납득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관진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국가 지침은 원본이 법제처에 따로 있고, 김 전 실장이 두 줄을 긋고 수정한 문건은 각 부처가 보관하는 단순한 사본"이라며 "효용이 손상됐다고 볼 수 있는지 해석상 다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과 같은 취지로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 박 전 대통령 탄핵사건의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은 10시15분과 22분 총 2회에 걸쳐 김장수 당시 실장에게 전화해 적극적인 인명구조를 지시했다"고 위증한 혐의를 받는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도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대통령을 향한 세월호 부실 대응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에서는 정 전 비서관에게 이메일로 상황보고서를 11차례 발송했고,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와 저녁 각 한 차례 보고서를 취합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김기춘·김장수 전 실장은 2014년 7월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30분 간격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사고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허위 내용으로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했다.



김관진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덜기 위해 불법으로 대통령 훈령을 개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국가안보실이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라고 규정된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3조 등에 두 줄을 긋고 나서 수기로 '안행부가 컨트롤타워'라는 취지의 내용을 적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 전 실장이 65개 부처에 공문을 보내 보관 중인 지침을 삭제·수정하도록 한 점까지 드러났고, 검찰은 김 전 실장에게 공용서류손상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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