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살얼음 대치···남북정상 핫라인 가동되나
북미 간 살얼음 대치···남북정상 핫라인 가동되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5.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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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남북 정상, 최대한 빨리 핫라인 통화할 필요"
靑 "아직 계획이 없다"···통화 시도 여부엔 "노코멘트"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살얼음판 대치를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남북 정상 간의 핫라인 통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완전히 정상회담의 판을 깨려는 의도가 북미 양측에서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남북 정상 핫라인 통화를 시도해 북미 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공개서한 발표 직후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상의 담화는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목표와 의지를 가지고 미국 측과 대화의 끈을 놓지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 말미에 "마음을 바꾼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쓰라"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 여지를 남긴 상황에서 공을 미국 측에 넘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위임 받아 담화를 발표한 김 부상 모두에서 양측 모두 대화의 의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부상이 "수뇌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 그 리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북한이 회담 취소 배경을 미국 내부의 문제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코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하는 수준으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참모진들과 공화당 내부의 회의적 시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 교수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미국 내부의 문제이자 내부적으로 조율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김계관 부상이 '자신감이 없었던 탓인지'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북한도 미국 내부의 문제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가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북미 간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 속에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핫라인 통화의 상징성은 커질 수 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는 지난달 20일 실무자 간의 시범 통화 이후 한달 이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를 선언한 지난 16일 이후로 전문가들은 관계 개선을 위해 핫라인 통화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2018.05.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2018.05.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3일 JTBC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통전화(핫라인)'로 통화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사를 잘 전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 이면에 '맥스선더' 훈련이 있었다는 것을 거론하며 "핫라인이 가동됐다는 뉴스가 안 나오는 것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일들이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인가 싶다"면서 "아마 오늘 중으로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관측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들을 이어갈 수 있는 차원에서 보면 빠른 속도로 좀더 남북미 최고 지도자들 간에 전화 통화 등 대화를, 남북 차원에서는 핫라인을 통한 남북 정상이 최대한 빨리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놓인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4.20. /뉴시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놓인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4.20. /뉴시스

 

 하지만 청와대는 이렇듯 핫라인 통화 필요성이 제기됨에도 추진 여부에 대해서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가 한차례 거둬들인 뒤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통화 계획에 대해 "아직 계획이 없다"며 "오전까지는 핫라인 통화, 한미 정상통화를 포함한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핫라인 통화 시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언급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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