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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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애라 청주시 여성가족과 주무관
  • 승인 2018.05.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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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구애라 청주시 여성가족과 주무관
구애라 청주시 여성가족과 주무관

 

요즘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을 부쩍 많이 접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어렵다는 의미이며, 흔히 말하는 `먹고살기 힘들다'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부도덕한 사람들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자주 알려지고 있는데,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이기적인 사회가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된 듯하다. 아마도 갑을 관계, 금수저·흙수저 하는 사회적 계층을 나누는 말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사회적 신분을 떠나 배려가 없고 나눌 줄 모르는 사회가 돼가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만 한다.

우리 청주시의 대표적 축제 중 하나인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단순히 우리 지역 `초정'을 찾았던 세종대왕을 기리는 축제 행사로만 알고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세종대왕의 정신도 함께 이어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이 늘 수식어처럼 따라붙지만, 초정에 내려올 당시의 일화를 찾아보면 인간으로서 지닌 세종대왕의 참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세종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초정 행차 당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어가 행렬 자체를 최대한 간소화하려 했으며, 지방관리가 마중 나오는 것도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가행렬맞이로 고생했을 초정의 백성들에게 술과 고기를 하사했다는 기록도 적혀 있다. 이렇듯 백성들을 배려하고 사랑했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은 축제 현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먼 옛날 얘기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배려의 미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행동으로도 옮길 수 있다. 최근 대중교통의 임산부 좌석이 언론의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아이를 낳아본 경험으로 임신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나는데, 임산부 좌석에 대한 무관심이 생각보다 매우 컸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었고, 몇몇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배려의 마음은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로, 배려의 상실은 욕심 발생의 근원이자 이기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출발점이다. 이기적인 마음을 갖다 보면 점점 욕심을 부리게 되고, 욕심을 부리다 보면 점차 더 커진 욕심에 결국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부도덕하거나 부패한 행동을 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부패가 만연하고 부도덕한 사회가 되면 결국 공동체 사회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사회적 신분과 각 계층을 떠나 상대방을 존중하는 배려의 마음은 우리 사회가 청명한 모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어린 시절 줄을 서서 차례를 지키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단순히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가장 순수했던 모습의 기억으로 생각된다. 작은 배려의 시작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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