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에티켓
주차 에티켓
  • 김일원 청주시 청원구 교통지도팀장
  • 승인 2018.05.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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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일원 청주시 청원구 교통지도팀장
김일원 청주시 청원구 교통지도팀장

 

초등학생들에게 동네 골목길을 그리라고 하면 골목 양쪽으로 자동차가 빽빽이 주차된 모습을 그리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길가는 주차된 차량이 점령한 지 오래고 사람은 차량 사이를 불안하게 걷고 있다. 더욱이 교통약자의 보행안전을 위해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실버존(노인보호구역) 구간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단속되면 2배의 과태료를 처분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청주시 관내 스쿨존에서 단속된 차량은 2016년 1만8402건에서 2017년 1만8970건으로 해마다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또한 수개월째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는 무단방치 차량 처리건수는 청원구만 놓고 볼 때 2016년 160건에서 2017년 180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해당 행위자를 사법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영주차장의 경우 해마다 곳곳에 조성하고 상당수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일부 이용자는 주차장이 아닌 차고 개념으로 온종일, 심지어 수일 수개월 주차시켜 다른 이들의 주차장 이용을 방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료 주차장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 민원 전화로 자기 집이나 가게 앞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불편을 호소, 이동조치를 요구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어 처리하는 데 많은 업무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좁은 이면도로 양쪽에 빽빽이 주차된 차들로 교행이 어려우니 단속해 달라는 민원이 부지기수로 들어오고 있는데 해당 지역이 이면도로라 단속구간도 아니어서 일일이 운전자에게 연락해 조치할 수밖에 없어 여간 수고스러운 게 아니다.

이제는 주차 실태에 대한 현실을 직면해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교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며 기존 골목길도 일방통행 지정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화재 발생이나 응급차량 운행, 그리고 보행자 안전에 지장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청주시 차량등록 대수는 현재 40만대로, 전체 가구 수 35만을 넘어섰는데 해마다 인구는 정체하고 있는 반면 차량은 1만대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처지에 불법 주정차 행위자 측에서 보면 차량을 주차할 데가 없다 보니 주차금지 장소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장소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주차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 집 앞에 타인 차가 주차돼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제는 주차장 확충 등 물리적 정책과 더불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주차에티켓 지키기 운동' 확산을 제안해 본다.

시민이 지켜야 할 주차 에티켓을 예로 들자면 우선 무료 공영주차장 이용할 때 장시간 주차를 삼가 이웃과 방문객을 배려하는 마음, 또한 주차장 외에 주차할 때는 노약자 등 보행자를 배려해 인도, 횡단보도,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버스승강장 등에는 주차를 피하는 마음, 그리고 이웃집이나 상점 앞에 피해가 없도록 주차를 삼가는 마음, 부득이 주차금지구역에 주차 시 최대한 빨리 이동시키고 비상연락처를 남겨 두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남을 배려해 올바른 주차 에티켓을 지키면 차량의 폭증에 따른 무질서한 주차 문제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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