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 이헌경 진천여중 사서교사
  • 승인 2018.05.14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이헌경 진천여중 사서교사
이헌경 진천여중 사서교사

 

책상에 책을 두고 있다 보니 옆 선생님에게 쉽게 권해진다.

“읽을 책 하나 있어요?”

“제가 두 시간 만에 다 읽을 재미있는 소설 하나 줄게요. 샘 아이 중학생이니깐 딸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 될 거예요!”

내가 교단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키싱 마이 라이프(이옥수 지음·비룡소·2008)'도 태어났다는 것을 글을 쓰며 알게 되었다. 뭔가 조금 더 반가운 것은 책은 모를 나만의 느낌. 1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책에 대해 글을 적어본다는 것이 살짝 미안해진다. 그래도 나 역시 키싱 마이 라이프!

소설을 읽는 내내 어릴 적 TV에서 자주 들었던 노래 한 곡이 생각났다. 아직도 그 흥겨운 리듬과 명쾌한 가사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바로 가수 임상아의 `뮤지컬'이라는 곡이다.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 마.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난 다시 태어나려 해.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아. 음악과 춤이 있다면 난 이대로 내가 하고픈 대로 날개를 펴는 거야.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노래 때문일까. 단 한 곡의 명곡을 남기고 어느 날 갑자기 TV를 떠난 그녀는 외국에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로 또 다른 삶을 활발하고 멋지게 꾸려가고 있다는 것을 최근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녀가 부른 노래 그대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멋지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반가우면서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 그녀가 자랑스러웠다. 똑같은 노래를 수천 번 부르고 나니 경제적으로는 아쉬움이 없었지만, 스스로가 원하던 모습과 생활이 아니라 힘들었다는 그녀. 그녀의 용기와 결정,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소설 속의 17살 하연이도 대단한 용기를 가진 아이였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니, 출산을 몰랐던 이전과 달리 막연한 대단함이 아니라 하연이의 결심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고민과 선택인지 더욱 애잔하게 느껴졌다. 난 과연 어떻게 했을까. 책을 읽은 지 일주일이 넘은 지금도 차마 결정을 내릴 수 없다.

하연이 같은 수많은 미혼모가 오늘도 세상과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까. 세상은 보통이 아닌 존재에게 전혀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통의 존재인 `82년생 김지영'조차 세상이 한없이 불편한 진실로 가득한데 또 다른 그녀들은 얼마나 많은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을지 가히 가늠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보통이든 보통이 아니든 중요한 것은 바로 `나'이다.

`누가 뭐래도 자기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 누가 대신 인생을 살아 줄 수 없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아픔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존감을 가지고 힘내서 Kissing my life.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어른이 될 거고, 어른이 되면 사춘기의 고통은 추억 속에 묻혀 버린다.'라는 문장처럼 하연이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가 힘이 되고 싶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지만, 자신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하고 싶다.

정말 `나'의 이야기도 될 수 있고 `너'의 이야기도 될 수 있는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를 많은 청소년과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의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른들의 부재로 또래끼리만 알고 숨겨야 했던 더 이상의 하연이가 없었으면 좋겠다. 더는 우리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성에 대해 서로 쉬쉬하지 말고 세대가 어우러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회로 바뀌어가길 이 한 권의 책에 작은 힘을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