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후보자들에게 바란다
정치 후보자들에게 바란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5.14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마다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될 전망이다.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물밑에선 정치주변인들의 당락 저울질도 요동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기간을 후보자들이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따라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얼굴도 달라지겠지만, 선거판을 들여다볼수록 혼탁함도 더해가는 듯하다. 그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권의 선거과정을 보면 정치가 꼭 필요한가를 되묻게 된다.

관행 정치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은 여야가 따로 없다. 정당만 다를 뿐, 권력 앞에서는 사회적 공공성도 객관성도 뒷전이다. 우선 내 사람인가를 따지고, 그에 따라 줄을 세우는 구태가 여전하다. 정치는 생물이라지만 시민들의 눈에도 좁은 정치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탐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뚜껑을 열기도 전에 마치 승기를 잡은 듯한 민주당은 온갖 공천 잡음에 엎치락뒤치락 결과가 뒤집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은 자숙하기보다 재출마로 도전장을 내밀어 황당하게 만든다. 여기에 잇속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인사들을 지켜보노라면 정치에서 민주주의는 요원한 것 아닌가 싶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지방정치에 대해 불신이 커지고 있지만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도 현실이다.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시민의 입장에선 미우나 고우나 누군가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 권리를 행사하라고 주문하지만, 선택권이 제한된 사람들에게 정치적 판단을 요구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다. 좋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A보다 나은 B와 C 정치인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고 보면 풀뿌리민주주의의 대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투표권 행사를 포기할 수도 없으니 난감한 일도 시민의 몫이다.

정치는 국민의 정치인식과 수준을 반영한다고 한다. 고난의 현대사를 지나온 우리나라는 경제분야 못지않게 정치적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촛불 정국으로 드러난 국민의 정치수준은 어느 나라도 실현하지 못한 광장 민주주의를 보여줬다.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서 피 흘린 대가를 통해 폭력보다 평화여야 한다는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중의 힘은 한국역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함성이었다. 이는 많은 국민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과 1년에 다시 마주한 우리의 정치현실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정치쇄신을 주장하던 정치인들은 여전히 정당에 따라 움직이고, 정당의 권력에 기대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국회의원도, 지방정치를 실현해야 하는 지방의원도 정당이라는 이름의 다단계정치에 함몰돼 권력화하고 있을 뿐이다. 지방정치시대라면서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중앙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정치구조가 쉽게 변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정치는 보이지 않는다.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치 도전자들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 근대사회가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국정 운영이 정해졌다면, 민주주의 시대는 시민이 요구하고 희망하는 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올바른 가치관과 소신있는, 사명감으로 성실히 임하는, 이익집단을 대변하기보다 시민들의 요구를 통합하고 협력을 통해 미래를 제시할 줄 아는 정치 리더 말이다. 우리 사회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구성원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질문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