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으로 보는 선의 세계 2
무문관(無門關)으로 보는 선의 세계 2
  • 무각 괴산 청운사 주지스님
  • 승인 2018.05.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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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무각 괴산 청운사 주지스님
무각 괴산 청운사 주지스님

 

여섯 살 때 나는 내가 일곱 살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곱 살이 되자 나는 언제나 학교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다기보다 현실적이고 영리한 인간이 되었다. 늘 성공을 향해서 행복한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며 어느덧 쉰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덤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야 매순간 나 자신에 대해 이렇게 묻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반갑습니다. `無門關'공안으로 보는 자유로운 선의 세계로 함께 할 괴산의 청천면 지경리에 살고 있는 청운사 여여선원 무각입니다.

제가 상주하고 있는 산골 초암에도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그리고 부처님오신날 등의 다채로운 행사만큼이나 아름다운 5월의 봄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나 찬란한 봄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데요.

이 시간에는 `無門關'의 뜻과 구조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無門關'을 직역하면 바로 문 없는 관문인데요.

이는 선(禪)의 세계가 말 없는 세계이므로 조사의 관문을 통과하려면 섣불리 입을 열어 말로 해도 안 된다는 것을 뜻하지요.

화두(話頭)가 조사의 무분별지에서 발로된 언어동작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논의로도 분석할 수 없고 설령 논의로 분석하게 되면 그 논의와 목적에 어긋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無門關'의 공안(公案)은 발하는 주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무목적인 배열이 아니라 가장 먼저 등장하는 제1칙의 `조주구자'공안의 핵심인 이 무자(無字)에 힘이 실려 있는데요.

선가(禪家)에서는 이 무자공안(無字公案) 하나만 투과하여도 모든 공안을 자연스럽게 투득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제1칙에 중점을 두어 나머지 공안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그 순서에 따라 차례차례 접근하다 보면 어느덧 간화선에 익숙해지게 짜여 있다는 겁니다.

`無門關'의 48개의 화두공안을 4가지 유형의 구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첫째, 단도직입형 둘째, 제법실상형 셋째, 격외도리형 넷째, 진퇴양난형이 그것입니다.

세세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無門關은 자유롭고 활발한 禪의 단맛을 갈구하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귀한 text의 역할을 돈독히 하여 줄 것이며 이를 탁마할 수 있는 인연이야말로 지고한 행복이며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여는 지름길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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