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응용기계과 진학...기계 매력에 흠뻑
실습학기제 기간 부친 사업장서 기술 채득
1월 '광명테크'창업... 꾸진한 매출 올려
부친 "학교 이론에 현장 지식 접목 흐뭇"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아 축적된 기술 확보와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20대가 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총장 박용석) 컴퓨터응용기계과를 졸업한 13학번 백용해씨(25)는 현재 진천군 진천읍에 위치한 한 사업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하루 평균 12시간씩 CNC선반을 다루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년간 반도체 LED소모품 가공업체를 운영해 온 아버지를 가장 가까이서 봐온 그는 늘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아버지의 곁에는 항상 기계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도 기계를 쉽게 접하게 됐다.
13학번으로 충북보과대 컴퓨터응용기계과를 진학한 뒤 기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기계를 만지는 것 자체가 설??고 벅찼다. 평소 공부에 취미는 없었지만 기계를 배우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군대를 전역한 뒤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후 쉬는 날이면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찾아 기술을 습득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는 `실습학기제'를 통해 학교가 아닌 사업장으로 출근해 기술을 닦았다.
올해 1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기술과 대학에서 배운 기술을 더해 자신만의 회사 `광명테크'를 창업했다. 웨이퍼를 자를 때 들어가는 소모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창업 1년도 채 안됐지만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안정된 창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백 씨.
그는 “보통 오전 8시 출근하면 저녁 9시까지 일을 하는데 아버지가 1대 1 밀착으로 붙어 가르쳐 주셔서 기술 습득이 빠르고, 20년간 축적해온 기술을 어떠한 대가 없이 배울 수 있어 창업초기 자리가 잡기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인 백무윤 대표는 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하고 말한다. 아버지 백 대표는 “특수업종이다 보니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아주 중요한데 그런 것들을 아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우려했던 기술 유출 문제도 해결했다”며 “게다가 아들이 기계를 전공해서 의사소통도 잘 이뤄져 일의 효율성도 높다”고 칭찬했다.
아들 백용해 대표는 지금은 아버지가 사수(師授)지만 머지않아 경쟁사가 될 거라며 웃었다.
백 대표는 “빨리 아버지로부터 많은 기술을 배워 저희가 생산하는 제품을 100%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은 아버지 회사인 평화정밀의 매출이 저보다 5배는 높지만, 10년 안에 꼭 아버지 매출을 능가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백무윤 대표 역시도 “저 역시도 최대한 빨리 아들에게 모든 기술을 전수 할 생각이다. 이론 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살려 아들이 이 분야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생각”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이 사업을 모두 아들에게 넘기고 저는 제가 평소 생각했던 다른 사업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