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있는 날, 환기해도 될까?
미세먼지 있는 날, 환기해도 될까?
  • 김태선<충북과학고 교감>
  • 승인 2018.05.0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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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김태선

불과 3~40년 전만 해도 시냇물을 마시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 당시 물을 사먹는 유럽 지역 이야기를 듣고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밑에 눌린 돈이 숨을 못 쉬는 가보다'하며 코웃음 쳤다. `왜 물만 팔아? 비닐봉지에 공기도 넣어서 팔지?'하고 웃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나쁨에 대한 뉴스가 들려온다. 정말 몇 년 후에는 알래스카의 신선한 공기를 특수비닐에 담아 인근 마트에서 팔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얼마 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해 민감군 학생의 질병 결석 인정이 가능하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대한 안내가 교육부에서 내려왔다. 의사의 진단으로 천식, 아토피 등 기저질환을 가진 민감군 학생은, 등교시간에 학교 주변 또는 거주지의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상일 때, 학부모의 사전 연락을 통하여 질병 결석을 인정한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이제는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대기질과 기후변화 그리고 지진 예보 등에 대한 대응능력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따라서 미세먼지에 관한 세 가지 속설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건강에 대해 생각해보자.

속설 1. 미세먼지가 있는 날, 환기해도 될까?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며칠씩 창문을 계속 닫고 지내면, 오히려 실내의 공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오전 9시에서 저녁 6시 사이에 3분 이내로 환기하고 물걸레로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속설 2. 삼겹살을 먹으면 미세먼지를 몸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

돼지고기는 불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으로, 지용성 중금속의 흡착률을 높이기 때문에 오히려 몸에 더 안 좋을 수 있다. 차라리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속설 3. 안경을 쓰면 미세먼지가 눈에 덜 들어간다?

안경은 먼지를 앞에서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틈새로 들어오는 미세먼지까지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더 좋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오분의 일밖에 안 된다. 그래서 일단 몸에 들어오면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폐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폐에 쌓여서 누적되면 염증을 일으키고, 때로 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용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는 세상이 되었다.

얼마 전 한 흡연자가 지구 상층부의 오존층이 파괴되는 것과 관련해 신체 건강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내 몸 밖의 오존보다 내 몸 안에 들어오는 담배연기가 더 심각할 텐데 하고 조언한 적이 있다.

하물며 눈에 보이는 담배연기보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우리의 지구를 향한 환경지킴이 활동이 더욱 절실해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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