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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2.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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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휴지로 키워가는 아름다운 이웃사랑
김 낙 영 <청주상당구청 총무과>

한달 전 모친께서 상당구청 옆 모 한의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시다가 그 건물 현관에서 쓰러지신 적이 있다. 그런데 의식을 잃고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어머니는 어느 친절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해 한 달정도 치료를 받고 완쾌될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신분은 올해 66세의 나이로 빌딩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아주머니였다.

이 말을 전해 듣고 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건물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전후 사정과 함께 인사를 드렸더니, 아주머니께서는 "홀몸으로 억척스럽게 3자녀를 길러낸 훌륭하신 분을 알게 돼 기쁘다"며 "병든 남편이라도 함께 곁에 있는 자신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반가워했다.

아주머니의 남편은 현재 위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며, 가난한 어린시절 몇 끼를 굶다 이웃들이 음식을 차려주면 폭식을 하는 바람에 위를 버려서 고질병이 됐다고 했다.

아주머니께서는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인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숙을 치르는가 하면, 심지어는 막노동판현장에서 벽돌을 찍어내는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단다.

아주머니는 우암동에서 30년째 반장을 맡고 있었으며, 청소하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폐지, 빈병, 빈캔은 물론 구청에서 나오는 폐지까지 모아 고물을 주워파는 장애인 부부의 집 앞에 놓아주는 선행을 베풀고 있었고, 몇천원의 작은 액수지만 수년째 음성 꽃동네에 특별헌금을 기부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인생을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고 묻지만 아주머니는 "누가 뭐라고 하든 일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움직이겠다"는 인생철학을 갖고 있었다. 요즘 청주시는 공무원은 물론 시민을 대상으로 "친절 청주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 줄 아는 이런 분을 적극 발굴해 친절 청주의 주인공으로 본보기를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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