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판 궐련담배 60종 `흡연 유도' 가향성분 검출
국내 시판 궐련담배 60종 `흡연 유도' 가향성분 검출
  • 뉴시스
  • 승인 2018.04.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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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민트향 기관지 확장효과 … 연기 더 깊게 흡입

미국·EU 등 규제 … 복지부 “규제법안 국회통과 추진”

시중에 판매 중인 궐련담배에서 흡연을 유도하는 과일·민트향 등 `가향성분'이 최대 28개까지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가 공주대 신호상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 국내 시판 궐련담배 60종 담뱃잎(연초) 내 첨가물에서 모두 가향성분이 확인됐다.

제품별로 가향성분은 최소 2개에서 28개까지 나왔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분은 코코아 성분인 테오브로민(theobro mine)으로 59종에서 검출됐다. 이어 바닐라향을 내는 바닐린(vanillin)이 49종에서, 민트(박하)향을 내는 이소멘톤(isomenthone)·이소푸레골(isopulegol)·멘톨(menthol) 등이 46종 제품에서 한 가지 이상 나왔다.

담배 가향성분은 담배 고유의 자극성을 가리고 무디게 하는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59종 제품에서 검출된 코코아 성분인 테오브로민, 민트향을 내는 이소멘톤·이소푸레골·멘톨 등은 기관지 확장 효과가 있어 담배연기를 더 깊게 흡입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흡연경험자 266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0.6%(1885명)가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 향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가향담배를 계속 사용할 확률이 일반담배로 시작하여 가향담배를 사용한 확률에 비해 10.4배 높아 흡연을 지속시키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대표적 가향담배인 캡슐담배의 필터 내 캡슐성분 분석을 통해 118종의 가향성분이 사용되고 있음을 보고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국내 시판 담배제품에 캡슐담배 뿐만 아니라 일반 궐련담배에도 다양한 가향성분이 첨가되어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향성분 등 담배 맛 향상을 위해 사용하는 첨가물의 사용금지를 권고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국가에선 가향성분 첨가를 규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담배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가향성분에 대한 규제방안이 담긴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다”며 “기재부·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법률안 통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담배 제조자나 수입 판매업자는 담배의 가향물질 표시 문구나 그림·사진 등을 제품 포장이나 광고에 사용할 수 없다. 위반 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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