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시대, 충북의 길 찾아야
한반도 평화의 시대, 충북의 길 찾아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04.29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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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판문점에서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여졌다. 65년의 길고 긴 세월을 돌고 돌아 적대와 대결로 점철된 분단 질서를 허물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라는 봄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최고통수권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27일 분단의 상징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으로 왔다. 문 대통령이 손을 내밀고 김 위원장이 5㎝ 콘크리트 턱을 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앞서 남북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TV를 통해 이렇게 역사적인 순간을 편안하고 감동적으로 지켜본 것도 처음이다.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것이다.

정전협정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한국땅을 밟은 것도 처음이지만 남북 정상이 서명하고 공동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긴장과 대결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평화의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역사적이다.

냉정과 분단의 구시대적 이데올로기라는 유물을 걷어내고 종전과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약속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이제 지구촌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 한반도에서 긴장 대신 평화가 새겨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역사적 문서인 판문점 선언문은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두 정상의 의지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와 적대 행위의 전면 중지도 합의하며 남북 관계도 새로운 궤도에 올렸다.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평화 여정의 첫걸음을 뗀 것이다. 이 여정은 신뢰와 믿음 속에서 진전되어야 한다.

상호 신뢰라는 초석이 없으면 그 순간 항구적 평화에 대한 기대는 봄날 한순간 꿈으로 변할 수 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남북문제 해결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해 온 문 대통령의 기대와 희망은 무너지고 주변 강대국에 휘둘리는 아픈 역사가 되풀이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합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과도한 낙관도 금물이다. 이제 평화의 서막이 열렸을 뿐이다.

정치권은 안보와 평화가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나 이데올로기적 논쟁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로 향하는 여정에서 정파를 뛰어넘는 대승적 협조를 촉구한다.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서 충북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활성화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큰 밑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업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에서 동쪽은 부산-금강산-원산-청진-나선-러시아를 연결해 에너지·자원 벨트를 만들고, 서쪽에서는 목포-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해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동서로는 비무장지대에 환경·관광 벨트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 전체로는 H자 모양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구상에서 충북은 고립된 섬과 같은 모양이다. 서둘러 강호축을 개발하고 남북경협에서 제 역할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그러지 않으면 좋은 기회가 남의 잔치가 될지 모른다. 충북도와 기업체가 전략적으로 연구하고 검토할 때다. 정부의 남북경협 기본적인 원칙과 구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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