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설비·현장지휘 등 미흡” 제천 화재 참사 명백한 人災
“소방설비·현장지휘 등 미흡” 제천 화재 참사 명백한 人災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8.04.18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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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합동조사단 2차 조사 결과 발표

현장 불법주차 탓 소방굴절차 운용 지연도 화 키워

인력 확충·출동체계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제시도
▲ 소방청 소방합동조사단 변수남 단장(가운데)이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소방청 소방합동조사단은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소방 설비, 불법 주차 문제와 소방지휘관의 판단 잘못 등에 원인이 있었다고 18일 밝혔다.

소방합조단 변수남 단장은 이날 제천시청에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차 합조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방합조단은 지난 1월 11일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1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2차 조사를 벌였다.

2차 합조단은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과 유가족 2명이 직접 참관인으로 참여해 조사단 모두의 동의와 서명을 거쳐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변 단장은 “건축구조에 방화구획이 없고 인명 대피가 어려운 구조로 돼 있으며 소방설비 미 작동, 미흡한 소방대응활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특히 “건축구조의 문제로 인해 급격한 화재의 확산이 생존시간의 단축을 초래했다”며 “건축구조가 규정대로 되어 있었다면 1시간 이상의 생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합조단의 2차 조사 결과 △화물용 엘리베이터, EPS(전선 등이 수직으로 관통하는 통로), 파이프 덕트실 등이 층간 방화구획으로 되어 있지 않아 화재가 상층부로 확산된 점 △1층 주계단의 방화문 미 설치 △방화문에 문 닫힘 방지장치(말발굽) 설치 △비상계단과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문 왼쪽부분(여닫지 못하는)이 유리벽 구조로 되어 있는 점 △비상계단 입구가 창고와 휴게실 등으로 사용된 점 △스프링클러 미작동 등 건축구조적 문제와 소방·방화설비 문제점이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적됐다.

미흡한 소방대응활동도 짚었다.

변 단장은 “초기에는 주차장의 차량 화재로 인한 고열과 농연 제압, LPG 가스탱크 폭발방지에 집중해 화재진압이 이뤄졌지만 폭발 위험이 낮아진 이후부터는 다른 곳에 집중했어야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 출입구가 아닌 비상구를 포함해 다양한 진입 방법을 시도했어야 하나 현장 지휘자는 LPG탱크의 폭발 가능성이 낮은 4시 16분 이후에도 LPG 탱크쪽에 집중 방어주수를 지시했다”며 “3층 창문에 매달린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는 데 구조 전 인력(구조대 4명)을 투입하는 등 비효율적 인력배분과 공용휴대폰 사용으로 요구조자의 정보 공유도 미흡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방굴절차의 운용이 지연된 이유는 현장의 무분별한 주차와 운용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본다”며 “소방 헬기의 하강풍으로 인한 화재 확산 여부는 음성 소재 훈련장에서 실제 헬기를 운용해 화재 확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는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합조단은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았다.

합조단은 “부족한 현장인력 확충을 위해 올해 349명의 신규인력 채용하고 2022년까지 956명을 추가 충원할 예정”이라며 “출동체계 개선을 위한 총력출동시스템 개편과 함께 소방본부와 상황실을 하나의 청사로 통합 운영하겠다”며 “노후화된 아날로그 무전기를 디지털무전기로 올해 안에 전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장지휘관 직위공모제와 현장지휘 능력 평가제를 도입해 현장지휘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천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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