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활용 못하는 다목적전시관
청주시 허술한 문화정책 `도마위'
4년째 활용 못하는 다목적전시관
청주시 허술한 문화정책 `도마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4.17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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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화재단에 中 관광객 대상 상품매장 운영권 허가

건물리모델링 비용 · 사용료만 낭비 … 비난여론 비등

문화계·주민 “기부채납 취지따라 미술관 등 활용을”
▲ ㈜신영이 청주시에 기부한 대농지구 다목적전시관이 4년째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속보=㈜신영이 청주시에 기부한 대농지구 다목적전시관이 4년째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유휴공간으로 전락(본보 4월 17일자 3면 보도)하자 시의 허술한 문화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또 기부채납 취지에도 맞지 않는 사업을 하겠다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 운영권을 내준 행태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대농로에 있는 대농지구 다목적전시관은 ㈜신영이 개발 허가에 따라 2015년 시에 기부채납했다. 기부채납 당시 다목적전시관은 도시계획전시관, 대농지구 역사관, 미술관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4년이 넘도록 전시관 활용 방안은 번번이 실패했고,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세금만 낭비한 채 도심 속 빈 공간으로 방치된 상태다.

이에 지역 문화계 인사는 “시에서 민간인 민속박물관 유치를 검토했으나 개인 유물의 소유권 문제로 포기했다. 이후 시문화재단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상품매장 운영 위탁을 주었지만, 시설사용료도 내지 못하면서 지난 3월에 철수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전시관 활용은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도심 속의 훌륭한 공간이 4년간 방치된 것도, 기부채납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자체의 문화정책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면서 “더구나 기업에서 기부한 시민 공공시설을 상품판매장 사업으로 운영하도록 해준 것부터가 행정 미스다. 상품판매장 추진에 지역민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허가한 것은 주먹구구식 행정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는 지난해 청주시문화재단에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판매장을 허가했다. 하지만 중국관광객 감소로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면서 건물리모델링비와 사용료만 날려 결국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시관 활용에 대해서 흥덕구 주민들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주민 A씨는 “신영이 대농지구 분양 때 대대적으로 홍보한 랜드마크 건립을 취소하면서 공원과 다목적전시관도 짓지 않으려 한 것을 시민들의 반발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애초 계획보다 축소되긴 했지만 어렵게 기부받은 공공시설을 시에서 활용계획도 없이 버려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대로 1~2년 후면 새 건축물도 흉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이라도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활용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기부채납 의도에 맞게 도시계획전시관, 대농지구 역사관, 미술관 등 도시문화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영은 2015년 대농3지구 대농 근린공원 내 부지에 사업비 17억원을 들여 2층으로 된 다목적전시관을 건립해 기부채납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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