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복지를 배우다
스웨덴의 복지를 배우다
  • 정국화<청주시 강서2동 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8.04.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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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정국화

복지국가로 유명한 스웨덴은 성장과 분배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세계 2위의 행복지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스웨덴에서 25년간 생활하며 문화와 사회를 직접 경험한 작가가 묘사하는 스웨덴의 모습은 마치 유토피아와도 같다.

스웨덴의 정치인들은 보좌관은 고사하고 비서 하나 없이 1년에 많으면 100건이 넘는 안건을 처리한다. 이렇게 고된 정치인들은 TV 수신료를 내지 않았다고 장관직을 내놓기도 하고, 집 증축 수리를 허가대로 하지 않았다고 벌금을 내고 법정에 세워지기도 할 만큼 국민의 냉혹한 견제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제출한 법안이 그들이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기틀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성실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 나간다.

스웨덴의 기업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대기업은 직원을 정리 해고하게 되면 1년 동안 100%의 봉급을 제공하면서 재취업 교육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창업비 일부를 부담하기도 한다. 해고와 동시에 직원을 외면해 버리는 우리나라의 기업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다.

스웨덴의 복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1년에 5주를 법정 휴가로 정해 놓았고 18세까지의 아동은 치과 비용이 완전히 무료이며, 6세 아동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무상으로 교육이 지원된다.

또한 전 아동에게는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에게는 생활 보조금이 지원된다. 게다가 실직했을 때는 실업수당뿐만 아니라 재취업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복지 비용은 적게는 29%에서 많게는 60%까지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을 재원으로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세금을 납부하면서도 국민과 국가 간의 분쟁은 없다. 자신이 내는 세금이 나중에는 자신에게 복지로 돌아올 것을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놀라운 복지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성장을 놓치지 않는 스웨덴의 동력은 국민과 국가, 그리고 기업 간의 두터운 신뢰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당장 직업을 잃어도 국가와 기업이 자신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있고, 소득의 반이 넘는 돈을 기꺼이 내놓으면서도 국가가 다른 목적으로 세금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스웨덴의 사회는 더욱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행정학 용어 중에 `사회적 자본'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다원화된 사회에서 구성원 간의 이해와 통합이 사회 발전의 자본이 된다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현대사회에서는 경제적 자본이나 물리적 자본보다 훨씬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스웨덴은 투명한 정치와 기업 운영으로 쌓은 국민과의 신뢰를 토대로 풍부한 사회적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뤄진 위로부터의 개혁과 깨끗하고 공명한 정부와 기업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지지가 다른 국가는 상상하지도 못한 지금의 스웨덴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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