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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월호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충청논단 연지민 기자l승인2018.04.17l수정2018.04.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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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지민 부국장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았다. 4년 전 4월 16일 수학여행에 나섰던 단원고 학생과 탑승객 304명에게는 생애 마지막 아침이었다. 그날 우리는 아침 밥상에서, 등굣길에, 출근길에 속보를 접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통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던 세월호의 급박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전 국민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인명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바다에서 벌어진 참사였기에 구조의 손길은 더뎠지만, 전원구조라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한때나마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바다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해경은 구조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고, 어렵게 구조에 나선 민간인 구조대의 접근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기울어진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사이, 기울어져 가는 배 안에서 탈출 지침을 기다리던 이들은 고스란히 배와 함께 수장되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그 많은 생명이 주검으로, 때론 그조차도 찾지 못한 채 혼으로 돌아와야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 그날의 참사는 대한민국이 총체적으로 얼마나 부실한 국가였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된 대형참사였지만 사회분위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치달았다. 위기대응에 실패한 정부는 대통령을 위시해 국정운영 책임자 모두 사고 감추기에 급급했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이념전으로 여론을 조작하면서 국민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겼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채 안전 트라우마가 대한민국을 휩쓸었고,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국정운영은 혼란을 거듭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족들에게 더 큰 상처와 탄압을 안겨준 국정운영자들은 촛불을 이겨내지 못하고 잘못된 역사의 무대에서 불명예 퇴장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는 우여곡절을 거치며 4년을 지나왔다. 늦었지만 사고수습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도 진행 중이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베일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의 구조지시가 골든타임인 오전 10시17분 이후에 내려진 것도 확인됐다. 또한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진행되면 마지막 수색작업과 정밀조사도 가능해 사고원인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월호의 진실은 인양되지 않았다.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고 국가를 바로 세우는 단초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날의 진실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정 운영이 뒤바뀔 정도로 대형참사가 일어났지만 정부는 사고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한 채 숱한 낭설만 키워왔다. 지난 4년은 기록마저 조작할 수 있는 시간임을 알기에 명백한 진실을 가려내는 일은 더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개봉한 세월호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는 풀리지 않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들이 꼭꼭 숨겨야 했던 것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지, 진실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사건이 일어났는데 원인은 없는, 원인은 있는데 자료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잃어버린 진실의 조각 찾기가 ‘그날, 바다’인 것이다.

세월호가 거론될 때마다 이제는 아픈 상처를 들춰내지 말자는 이들이 있다. 상처는 상처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치유될 수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유족은 물론 대한민국의 사람들에게 세월호는 치유가 필요하다. 그날의 세월호는 나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든 상처받은 이들에게 충분한 위로와 추모를 보내 함께 아픔을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 대한민국 역사의 오점이다. 그래서 더 잊어선 안 될 역사임을 모두가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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