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방식 바꿔야 한다
TV토론 방식 바꿔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04.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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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기대했던 팽팽한 긴장감도 내용도 없어 실망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비난만 열거하는 이런 토론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너무 실망했다는 평가다.

9일과 11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와 자유한국당 청주시장 후보 TV토론회를 시청한 청주시민들이 하는 말들이다. 어떤 이는 애들 말싸움하는 것 같아 TV를 보다 중간에 꺼버렸다고도 했다.

사실 9일 충북지사 토론에 앞서 오제세 국회의원이 같은 당 이시종 지사의 경제해법과 도정 역점 사업을 연일 맹공격한 터라 이 지사가 어떻게 방어하고 역공을 펼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완전히 어긋났고 후보들은 최소한의 룰도 지키지 않았다. 시작부터 이 지사와 오 의원은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다가 이어서 무예마스터십대회, 오송역세권 개발, 청주공항 MRO, 충주에코폴리스 등을 놓고 상대방을 흠집내려는 난타전이 계속됐다.

공격을 받은 후보가 어떤 반론을 펼칠지 궁금해질 만하면 답변 시간이 끝났다며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다. 상대후보의 약점을 나열하듯 비판한 후보가 유리한 토론회가 됐다.

`기대한 만큼의 내실이 없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먼저 공격하는 사람이 이기는 `초등생 싸움'수준의 토론회라는 비난을 야기했다.

현대 선거가 TV선거라고 할 정도로 TV를 활용한 선거 운동이 너무나도 중요한 이 시대에 경선 후보들에게 TV토론은 자신의 능력을 당원과 도민들에게 알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유권자들도 귀한 시간을 쪼개 TV 토론을 지켜본 것은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도정이나 시정 경영능력과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다.

금쪽같이 아까운 시간을 팽팽한 긴장감도 이렇다 할 정책비전도 없이 언쟁으로만 흘려보낸 것은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에게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번 토론회는 두 명의 후보가 참여해 논쟁을 벌이기에 좋은 여건이었지만 약점을 나열하는 식의 분위기로 흘러 핵심사안에 대한 심층토론을 이끌어 내는 데는 기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후보들이 정해진 발언과 답변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상대후보에 대한 비판만 있었지 유권자들이 원했던 정책이나 비전에 대한 논쟁이 실종되는 폐단 등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부각됐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의 개선과 보완을 통해 앞으로 남은 본선 TV토론은 달라져야 한다.

TV토론 이후 후보들이 보인 태도도 실망스러웠다. 정해진 시간 내에서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고 자신의 비전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토론의 룰이다. 그것이 토론에 참가하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또 다른 능력이다. 토론의 결과는 깨끗이 승복하고 인정하는 것 또한 후보들의 태도로 마땅하다.

그런데 토론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장외 설전을 이어갔는가 하면 상대후보의 토론 자세를 두고 `오만', `무례', `호도'등의 거친 용어를 써가며 뒤에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행태다.

사실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감 앞에서 후보들에게 정책 선거를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인지 모른다. 그러나 상대를 깎아내린다고 결코 자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본선에서만이라도 상대방을 비방하는 네거티브 대신 본인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소신과 역량을 널리 알려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는 포지티브 방식의 TV토론이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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