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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생활정치다

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기자l승인2018.04.12l수정2018.04.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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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3년여를 끌던 이랜드리테일과 드림플러스상인회 간의 갈등이 마무리된 11일 청주 드림플러스 7층에서 확실히 봄기운이 느껴졌다.

그동안 앞장서서 투쟁하던 상인회 일부 인사들이 상생협약 합의문 조인식에서 열렬히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올렸고, 정의당과 이랜드 관계자들이 농담을 주도하면서 조인식 자리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던 정의당 관계자의 말처럼 그동안 이 상가를 둔 양측의 갈등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랜드리테일 측에서 2015년부터 상가 내 구분소유자들의 점포들을 경매 등으로 인수하면서 전체의 80% 가까이 소유하게 되면서 임차상인들의 위기감은 고조되었다.

건물 관리권을 확보한 이랜드와 대규모점포운영권을 확보한 상인회와의 갈등은 법정에서뿐만 아니라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장기간 갈등 속에서 전기요금이 체납되고 단전위기를 치달았을 때 상인회 관계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생존권과 경영권의 첨예한 대립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충청타임즈가 양측의 중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지역사회에서 선뜻 나서는 단체는 없었다. 무책임하다기보다는 첨예한 대립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의 돌팔매를 맞으며 중재를 자원하고 나선 것은 정의당 충북도당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랜드그룹의 잘못된 행태를 매섭게 파고들었던 정의당 측이 나선 것이 약효를 발휘했다.

물론 양측의 협상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지난해 12월 7일 시작된 협상은 올해 2월쯤이면 타결될듯했지만,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에 대한 양측의 신뢰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의당 충북도당 관계자가 또다시 이랜드리테일 본사를 방문하면서 양측의 중재에 나선 끝에 상생협약 조인식이 4월에서야 가능해졌다.

그동안 양측을 취재하면서 지역사회의 중재능력에 한때 회의를 느꼈던 기자로서 정의당의 진정성과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게 생활정치가 아닌가 싶다.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던 소수정당이 나서서 지역의 이슈를 해결해냈다는 것은 결코 작은 결실이 아니다.

파국으로 치닫지 않은 이랜드리테일과 드림플러스상인회의 노력과 인내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해결에 이른 것은 아닐 것이다. 양측이 합의문 내용을 잘 이행해 심상정 전 대표가 말한 대로 `이랜드도 잘되고 임차상인들도 잘사는' 상황이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뢰는 문서가 아닌 행동으로 이뤄져야만 빛을 발한다. 충북을 대표하던 상가건물에 불이 꺼진 채 음산하게 도사리고 있는 기운을 떨어내고, 대기업과 임차상인이 상생하는 쇼핑몰이 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의 노력에 달렸다고 본다.

아직도 상대에 대한 묵은 감정이 남아있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합의문 이행에만 진력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지금까지 묵묵히, 그러나 드림플러스 사태를 유심히 지켜본 청주시민들에게 나중에라도 `가을이 왔다'라고 알릴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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