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디딤돌을 놓아보렵니다
행복의 디딤돌을 놓아보렵니다
  • 이승민<청주시 강서2동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8.04.09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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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이승민

무서웠던 동장군의 기세가 꺾이고 이제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무엇보다도 생활이 어렵고 하루하루가 힘겨운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날씨라도 위안이 되지만 이것만으로 그들의 삶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강서2동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또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의 불빛이 돼주고자 `행복 디딤돌 가정방문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노인 인구가 많은 동의 특성상 독거노인이나 부부 노인세대 등을 각 직능단체장이나 회원들이 직접 찾아다니며 그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세대에 대한 가정방문은 이전부터 이어져온 사업이지만 올해 특별히 `행복 디딤돌 가정방문사업'이라 명명한 데는 새로운 시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에는 이춘상 동장과 강주원 통장협의회장 등 많은 분들이 소외된 이웃들의 가정을 방문했다. 가정방문 후 한결같은 이야기는 “차라리 안 봤으면 좋았을 텐데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상태에서는 그분들의 처지가 너무 안쓰럽고 딱해서 그냥 못 본 채 외면할 수만은 없어 마음이 아프고 심적 갈등이 생긴다”라는 것이다.

가정방문 후 한 직능단체장은 그날 저녁에 곧바로 이 세대에 쌀을 전달해 줬고 앞으로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분은 부부 노인세대를 방문했는데 방바닥이 오히려 밖에 있는 것보다도 더 춥게만 느껴졌고 사람이 추위에 떤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고통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며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사실 그렇다. 동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직능단체원들이나 조금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 소외된 가정을 연결해 주는 것은 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지속적인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목적도 내포돼 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뱃속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눈물로 군고구마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단 몇백 원을 아끼기 위해 전기난로도 못 피우고 추운 겨울 방구석에서 이불을 감싼 채 움츠리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급자에게 너무 많은 돈을 퍼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런 이야기 속에는 멀쩡한 사람이 수급자로 둔갑하고 좋은 차를 끌고 다니며 보통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고 수급자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도 일리 있는 말이다. 공부상으로 가족관계를 확인하고 재산을 파악하다 보니 서류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래서 대상이 안 되는 사람이 버젓이 수급자 혜택을 받고 오히려 그런 사람이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며 역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며 불신감을 심어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런 몇 사람들 때문에 정말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접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말이 있다. 사소한 작은 것 하나 때문에 숲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천사처럼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우리 동에서는 `행복 디딤돌 가정방문사업'이라 부르며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랑 나눔은 크고 거창한 사업이 아니다. 마음이 있는 곳에 몸도 함께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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