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우리의 보호막이다
청렴은 우리의 보호막이다
  • 고준식<청주시 강서2동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8.04.05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 고준식

`목민심서'는 지방관을 비롯한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해 기록한 우리 공무원들의 행정지침서로 많이 애독되고 있는 책 중 하나이다. 올해는 이 책이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에서 완성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조 이후 조선 말에는 흉년과 전염병, 그리고 관리들의 횡포와 부정부패로 백성의 삶이 매우 어려웠다. 수령과 관찰사 등의 목민관들은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고 온갖 명목으로 지나친 세금을 거둬들였고 이를 견디지 못한 백성들은 고향을 버리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도는 유민이 됐고 백성의 저항이나 민란도 자주 일어났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고 목민관의 바른 자세가 필요했기 때문에 `목민심서'를 저술했다.

`목민(牧民)'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백성들을 다스린다'라는 뜻으로, 마치 양을 치는 목동이 여러 양들을 잘 돌보고 기르듯이 목민관은 자신이 책임진 구역의 민생을 살피고 그들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책임진 사람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벼슬에 걸맞은 사람을 고르는 것이지 사람을 위해 벼슬을 고르는 법은 없다. 목민의 관직은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일이 아니다. 목민의 관직은 크고 작음만 다를 뿐 천하를 다스리는 일과 같다”라고 했다.

목민심서 `부임'편에는 목민관으로 발령을 받고 고을로 부임할 때 유의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는데 다산은 목민관이 여러 벼슬 중에서 가장 어렵고 책임이 무거운 직책이라고 했다. 목민관은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하는데 나라에서 주는 녹봉 외에는 한 푼도 백성의 돈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일을 처리할 때에는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할 것을 강조했다.

`율기'편에서 목민관은 행정에 임하기에 앞서 몸가짐부터 바르게 해야 하고 한 번 부정을 저지르게 되면 수령 노릇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예민'편에서는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해관'편에서는 목민관이 관직에서 물러날 때와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벼슬에 연연하고 재물에 집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치민은 공무원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공무원의 필독서로 장려했고 그의 머리맡에는 늘 목민심서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는 베트남의 주석이 돼서도 주석궁을 사용하지 않고 남루한 개인주택에서 생활했는데 작가 찰스펜은 “그의 지도력에 대한 찬사는 전 세계적이었다. 친구들뿐만 아니라 적들조차 그가 사망했을 때 보여준 조의를 보아서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긴 조사를 통해 정치적 이유로 적이었던 사람들조차 그에게 숭배와 경애의 염을 금할 수 없었으며 현재 살아있는 민족주의자 가운데 그만큼 불굴의 정신으로 오랫동안 적의 총구 앞에 버티고 서 있었던 사람은 없다.”라고 썼다.

결국 적폐란 과거로부터 내려온 악습과 잘못된 모든 관행을 통칭하는 것으로, 공직자의 청렴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단어 같기도 하다. 청렴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니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로 전통적으로 바람직하고 깨끗한 공직자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설명돼 있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통해 한 번 부정을 저지르면 수령 노릇을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듯이 결국 청렴이란 부정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보호막이며 거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