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부터 아이돌까지 … 남북 문화교류 `물꼬'
가왕부터 아이돌까지 … 남북 문화교류 `물꼬'
  • 뉴시스
  • 승인 2018.04.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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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예술단 귀국 … 류경정주영체육관 두번째 공연도 큰 인기

조용필·최진희 평양 감동 재연 … 이선희 화끈한 가창력 선봬

강산에 `라구요' 잔잔한 감동 … 알리 등 북측과 합동 무대 눈길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레드벨벳에 관심 … 남북정상회담 기대
▲ 평양 공연을 마치고 귀국한 윤상 남측 예술단 음악 감독을 비롯한 단원들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13년 만에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은 대중음악의 힘을 새삼 확인한 현장이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만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봄바람으로 눈과 얼음을 녹여버렸다.

국민 가왕은 물론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이 포진된 11팀의 위용에 김 위원장이 큰 관심을 보이며 김정은은 물론 북측의 마음을 활짝 열었다.



# 국민가수들의 평양 감동 재연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가왕의 면모를 뽐낸 조용필은 이번에도 이름값을 했다. 후두염 등으로 끊임없이 항생제를 복용하는 등 최악의 컨디션이었지만 북측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일 남측 단독 공연에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해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을 메들리로 선보였고 합동공연에서는 `친구여' `모나리자' 등을 열창했다.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무대에 올랐던 이선희 역시 화끈한 가창력을 보여줬다. 반주를 맡은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이 베이스 소리가 도드라지는 좀 더 강한 록풍의 사운드로 편곡한 `아름다운 강산'을 뜨겁게 소화했다.

앞서 1999·2002년 두 번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측에 익숙한 최진희에게도 큰 박수가 쏟아졌다. 김정일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사랑의 미로', 북측에 널리 알려진 곡으로 듀오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 진심의 힘

노래뿐 아니라 진심으로 북측 객석과 공감대를 형성한 가수들도 있었다. 합동공연 도중 눈시울을 붉힌 강산에가 대표적이다. `…라구요'를 부른 뒤 “방금 들려드린 곡이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면서 “첫 등장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남측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서 가슴 뭉클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평양 두 공연 모두에서 정인의 허밍과 함께 포문을 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를 연주한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은 실향민 2세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 디바들의 향연

남측에서 내로라하는 디바들은 북측에서도 가창력을 뽐냈다. 백지영이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자 젊은 여성들 사이에 수군거림이 들리기도 했다. 강렬한 제목과 달리 애절한 선율의 `총 맞은 것처럼'은 북측에서 큰 인기를 누린 곡으로 알려졌다.

각자의 대표곡 `오르막길' `펑펑'을 부른 알리와 정인은 북측 가수 김옥주, 송영과 `얼굴'을 함께 불렀다. 블루스풍으로 편곡된 `얼굴'은 남측 R&B풍의 창법과 북측의 성악풍 창법이 화음으로 어우러졌다. 전날 리허설 때 한번 합을 맞췄을뿐인데도 네 여성 가수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두 공연의 사회까지 본 서현은 북측 가수 김광숙(작고)의 `푸른 버드나무'를 불러 북측 객석의 다소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데 큰 구실을 했다.



# 레드벨벳, K팝 아이돌 북한 공연 물꼬

레드벨벳은 K팝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이번 평양 공연 예술단에 포함돼 화제가 됐다. 레드벨벳은 개성 강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댄스, R&B를 오가는 팀 콘셉트가 매력적이다. 이번 단독 공연에서 이 두 성향을 대표하는 `빨간 맛'과 `배드보이', 합동 공연에서 `빨간맛'을 불러 주목 받았다.

동평양대극장 공연은 김정은이 직접 관람해 화제가 됐는데, 특히 레드벨벳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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