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과 기후변화
식목일과 기후변화
  • 반기민<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8.04.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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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반기민

겨울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더워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추위에서 더위로 가는 길목에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봄인데 봄은 있는지 없는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이 봄 4월에는 우리의 국토를 푸르게 만들어 온 역사적인 식목일이 있습니다. 그동안 식목일을 전후하여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어온 것을 생각하면 식목일이 우리 근대사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식목일에 우리는 그동안 많은 나무를 식재했고 그 성과를 현재의 우리 시대가 큰 혜택으로 누리고 있습니다. 식목일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면서 이 식목일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나무 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 심는 날을 기념하여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여 대대적으로 식목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 식목일이 이제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많은 국민은 이때를 중심으로 나무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참으로 덥습니다. 나무를 그렇게 많이 심고 가꾸어 왔는데도 더워서 봄은 없고 겨울 지나자 바로 여름이라고 아우성입니다. 야외에는 봄에 피는 꽃들이 만발합니다. 일찍 피는 꽃들은 먼저 꽃이 피고 나서 꽃이 질 때 즈음에 잎이 나오는 것이 보통인 이들 봄꽃인데 요즘은 꽃과 잎이 함께 나오거나 잎이 먼저 나오는 것들도 보게 됩니다. 갑자기 더워지는 야외 온도는 식물들에는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는 자연의 법칙들도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무 심는 시기도 3월 초순경에 심기 시작합니다. 식목일에 심는 나무는 이미 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심는 시기가 빨라진 것입니다. 왜 이렇게 우리는 더워지고 있는 시절을 보내는 것인지를 생각해볼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환경의 질을 담보하지 못한 발전을 추구해 왔고, 도시의 기형적인 발달과 도시로의 집중화로 인한 많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것을 해결할 수 없는 도시의 공간 배치 혹은 구조를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 집중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들도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었습니다.

나무를 심어서 도시 기온을 조절하기에는 한계에 처한 상황이고 도시 일부를 옮겨 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도심지역의 녹지를 파괴하면서 도시는 팽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이야기하면서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도시의 중심부 개발을 끊임없이 개발업자들과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우선은 개발의 호재와 편의를 위해서는 이로울지 몰라도 장기적인 도시로서는 삶의 질을 현격히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 혹은 기후변화의 문제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지내오는 국민도 이제는 내 주변에 녹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습니다. 식목일이 금주에 있습니다. 나무를 한그루 심는 여유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숲이 우리의 주변에 많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관심도 가지고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미세먼지와 높은 온도는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앞에 나의 생활권에 숲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것인지를 알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특히 서천지역의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도 큰 키 나무를 많이 심어서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역도 깨끗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해봅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기여할 여러 가지가 있을 터이지만 우리는 매년 식목일에 한그루의 나무라도 심어 기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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