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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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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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주십시오

김영회 <대한적십자사 충청북도지회장>

요즘 적십자는 '비상'이 걸려 있습니다. 해마다 연례행사가 되어있는 적십자회비 집중모금기간이 바로 이 때이고 민족의 명절 설을 전후해 외로운 노인들에게 떡국을 끓여드리는 급식봉사 활동이 각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날 행정기관에서 회비를 징수해 줄 때 적십자는 재난 현장이나 불우한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만하면 됐습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모금이 자율화되고부터 회비를 모으는 일은 적십자의 가장 어렵고 힘든 업무가 되어 있습니다.

적십자 회비는 일반회원, 후원회원, 그리고 특별회원으로 나뉘어집니다. 일반회원은 가구당 시 지역 5000원, 군 지역 4000원으로 1년에 한번만 내면 됩니다. 후원회원은 각자의 형편에 따라 1000원 이상 매월 일정액을 내게 되고 특별회비는 기업과 자영업자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 무렵 서울 남산의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는 날마다 전국의 모금현황이 일목요연하게 기록됩니다. 그러기에 각 시·도들은 경쟁적으로 모금활동을 펼칩니다. 우리나라에 적십자가 처음 들어 온 것은 고종황제 때인 1905년, 그로부터 충북적십자가 발족된 것은 1949년입니다. 충북적십자는 그동안 58년 동안 도내에 재난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앞장 서 달려갔고, 이재민 구호활동과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온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지난 1972년 제천, 단양 수해 때도, 1980년 보은, 괴산, 영동의 폭우 때도 우리 적십자 봉사원들은 맨 먼저 달려가 봉사활동을 폈습니다.

지난 1993년 청주우암상가 붕괴사고, 1995년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 때도, 2002년 8월 태풍 '루사'(영동), 2004년 5월 중부지방 폭설(청원)때도 적십자 깃발은 예외없이 그곳에 나부꼈습니다.

지난해 여름 태풍 '에위니아' 및 폭우때 진천-음성-단양지역에서 '노랑조끼'적십자봉사원들이 달려가 폭염 속에 봉사활동을 벌였던 일은 도민들의 기억에 새롭습니다. 모두 인도주의 실천이라는 숭고한 희생정신의 발로입니다.

현재 충북도내에는 139개 봉사회에 4000여명의 적십자봉사원이 연중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30년 이상 봉사활동을 계속하는 분도 있고 한 해 8만명에 달하는 도내의 헌혈자중 평생 260회를 헌혈한 분도 있습니다.

'세계대통령'이라는 유엔사무총장에 취임한 반기문 총장이 우리 충북청소년적십자출신이라는 사실은 충북적십자인, 아니 150만 도민의 자랑이요, 긍지입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적십자의 기본이념은 인도주의입니다. 정치, 인종, 종교를 불문하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인도주의정신이야말로 무엇보다 숭고한 인류의 존엄한 가치입니다. 그 어떤 이념, 그 어떤 사상도 적십자의 인도주의를 우선하지는 못합니다.

최근 일부 도민들 중에 "적십자회비 내면 북한에 퍼준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도민이 내는 적십자 회비는 전액 도내의 이재민과 어려운 이들, 그리고 적십자 활동을 위해 쓰여 집니다.

오늘 내가 내는 적십자 회비는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들에게 용기가 되고 힘이 됩니다.

같은 국민으로 힘없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동시대를 사는 국민적 도리입니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목전에 두었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주변의 도움 없이 살아가기 힘든 불우한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상징되는 지도층의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도민 여러분, 기업인 여러분. 우리 봉사원들이 어려운 도민을 위해 더 열심히 봉사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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