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2.22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짝퉁 자연생태하천
설 연휴가 끝나고 '무심천이 자연생태하천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제목이나 내용이 거의 같은 것으로 보아 청주시의 보도자료 기사로 보인다.

무심천 생태하천사업 공정률이 80%여서 연말이면 '레저·웰빙 하천'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데, 과연 그럴까.

소위 '레저하천'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자연하천'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계획수립 당시부터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하상도로 철거계획이 들어 있지 않고, 자전거도로를 계속 연장하려는 시도가 그렇다. 이미 눈여겨 보신 시민들은 한마디씩 했겠지만, 그전에는 무심천둔치 호안을 석축 위에 시멘트를 발랐었는데, 이번에 이것을 헐어내고 바위처럼 커다란 자연석을 인위적으로 박아놓아 볼썽사납게 만든 것이 친환경 자연호안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시멘트를 걷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시멘트 콘크리트를 자연석으로 대신하기만 하면 자연하천, 생태하천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단배출식 자동보라든지, 어류 이동통로인 어도(魚道)설치 등 무려 135억원이나 들여서 하는 일이 이런류의 토목공사이다. 특히 도심구간은 '친수 레저형'이라고 해서 자연생태환경 하천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자연형 하천 기반을 구축한다면서 둔치 주차장의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는 대신 아스팔트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이런 짓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지 답답하다.

더욱 숨 막히게 하는 일은 하상도로 철거 대신 제내지(堤內地), 제방안쪽에 교각을 설치해 무심동로를 확장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차라리 하상도로를 그냥 두라고 사정할까. 그럴 만한 예산이 있으면 무심천 본류로 흘러드는 여러 지천을 맑게 하여 무심천으로 유입되도록 복원하는 일이다. 나아가 옛 물길과 하수도 등 도심지하에 묻힌 물줄기를 찾거나 새로이 만들어서라도 도심에 물길이 흐르게 한다면 자연하천 무심천과 더불어 지천이 함께 살아나 청주 분지(盆地)의 공기와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그야말로 쾌적한 '살맛나는 행복한 청주'에 부합될 것이다. 짝퉁 생태하천은 아니지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