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거짓말
정치인의 거짓말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3.28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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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정계를 은퇴했다. 그의 지지자들이나 본인으로서는 충격적인 선택이었겠지만, 많은 국민에게는 `거짓말한 정치인'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미투운동'의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해오다가 피해자가 결정적인 증거를 대자 하루 만에 `없었던 과거행적'을 확인했다고 하니 그 해명조차도 곧이들리지 않는다.

“카드사용내역을 확보해 검토해본 결과 그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했고 즉시 경찰에 자료를 제공했다”고 했다. 카드사용내역을 왜 이제야 확인했을까 헛웃음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지난 7일에 성추행 의혹 기사가 나온 이후 성추행을 극구 부인하며 언론사 기자를 고소하는 등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했으나 하루아침에 거짓말이라는 게 들통났다.

정치인의 거짓말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 전 의원의 이런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신문이나 TV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이 자기 살겠다고 저지른 거짓말을 하게 되면 일반 국민도 따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더 커진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이나 양심이 무너지는데 일부 정치인들의 거짓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 정 전 의원의 거짓된 언행으로 해당 언론사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매도당했고, 폐간 협박을 받았다. 해당 기자는 물론 피해자도 2차 피해에 시달리면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을 철석같이 믿은 죄(?)밖에 없는 이들의 혼란과 상실감은 또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기독교 십계명에 `거짓말을 하지 마라'는 계율이 있다. 거짓말은 진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 자체가 마귀의 속성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정치인들의 거짓된 언행은 유명한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지역의 가까운 곳에서도 자주 보인다. 특히 선거 때가 되면 더 눈에 띈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불출마 선언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가 하면, 상대방을 헐뜯기 위해 거짓말을 퍼트리는 흑색선거가 곳곳에서 난무해왔다.

사실 그동안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기 때문에 그들의 거짓말에 둔감해질 수도 있다. 하도 많이 속았기 때문에 믿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한 정치인들이 퇴출당하지 않는 구도가 형성됐고, 그래서 다시 거짓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에서조차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친다면 지방분권은커녕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도 위협이 될 것이다. 더이상 정치인의 거짓말을 웃어넘겨서는 안된다. 그들의 거짓말이 나의 생존과 가족의 안전, 지역공동체의 번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누가 거짓말을 일삼았는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이참에 아예 거짓말을 한 정도에 따라 출마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라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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