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국정원 자금 靑에 지원 안 되나' 요구했다" 증언
"최경환, '국정원 자금 靑에 지원 안 되나' 요구했다" 증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3.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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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법정 증언
"남재준 원장, '안 된다' 질책하듯 거부"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가정보원에 청와대 지원을 직접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등손실) 등 혐의 3차 공판에서 이헌수(65)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이 같이 증언했다.

이 전 기조실장은 "2013년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최경환 의원에게 국정원 업무보고를 했다"며 "당시 최 의원은 '청와대 예산이 부족하다는데 국정원에서 지원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보고에 동석한 실무진을 나가게 한 뒤 둘만 있는 자리에서 최 의원은 '몇 억 정도 지원 안 되냐'고 말씀했다"며 "제가 어렵다고 대답했더니 '원장에게 한번 말해보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전 기조실장은 "이를 보고했더니 남재준 원장은 질책하듯이 '안 된다'고 했다"면서 "국정원 돈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 원장은 이미 5월 중순경 청와대에 특활비를 주라고 지시했음에도 5월 하순 최 의원이 요구하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르게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자. 이에 대해 이 전 실장은 "그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전 기조실장 증언에서는 남 전 원장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을 비밀스럽게 처리했지만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 관련 소문이 돌았던 정황도 나타났다.

그는 "국정원장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보고서를 갖다주는데 뭔가 두툼한 것이 든 봉투를 가져다준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2013년 8월경 직원을 불러서 확인했고 남 원장이 국정원장 특수사업비 중 일부를 청와대에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최 의원은 2014년 10월 이병기(70)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예산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특활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4일 최 전 의원 측은 "1억원을 전달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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