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대 33.8% 최고·충북보과대 2년새 두배 늘어
사회인식 변화·높은 취업률·전문직종 이유 선호
금남(禁男)의 직종으로 여겨졌던 간호사 직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서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남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여자 전용 직업으로 인식됐던 간호사에 남자가 몰리는 이유는 취업난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반 학과는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상황이지만 간호학과는 높은 취업률과 의료기관의 인력난으로 졸업생들이 원하는 직장을 선택해서 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62년 첫 남자간호사가 탄생한 이후 올해까지 배출된 남자 간호사는 1만5020명으로 나타났다.
충북에서도 간호학과를 지원하는 남자가 늘면서 도내 13개 대학에 설치된 간호학과에 입학한 남자 비율은 간호학과 입학생의 20%에 육박했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충북 지역 대학 중 간호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충북대, 청주대, 세명대, 충북보건과학대 등 13곳이다.
2017학년도 기준 도내 간호학과의 남자 평균 비율은 18.77%로 조사돼 간호학과 재학생 10명 중 2명으로 나타났다.
남자 입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괴산 중원대는 입학생 65명 중 33.8%인 22명이 남성이었다. 이어 한국교통대는 55명 중 15명(27.2%), 유원대는 30명 중 8명(26.6%), 대원대는 90명 중 22명(24.4%), 청주대는 96명 중 22명(22.9%), 충북보건과학대는 111명 중 25명(22.52%), 충청대는 90명 중 19명(21.1%) 순으로 조사됐다.
충북보건과학대는 2014년 남자 비율이 12.64%였지만 올해는 두 배 가까운 22.52%로 급증했다.
충북보과대 간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윤동욱씨는 청주의 모 종합병원 원무과 직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27세 늦깎이로 대학생이 됐다.
윤동욱씨는 “대전의 전문대에서 병원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종합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면서 안정적인 직업인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며 “졸업 후에는 서울의 `빅5 병원'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병원에서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수술실 등 야간근무나 근력이 필요한 업무가 많아 남자간호사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간호학과에 지원하는 남자 비율 증가와 비례해 매년 치러지는 간호사 국가시험에서도 남자 비율이 늘고 있다.
2004년 처음으로 합격자 가운데 남자 비율이 1%를 넘어선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처음 두자릿수인 10.96% 합격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1.8%(합격자 1만9927명 중 2344명)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2018년 국시에서 2344명의 남자합격생이 합격하면서 전체 간호사 39만5172명 가운데 남자간호사 비중은 3.8%인 1만5020명으로 늘었다.
정현미 충북간호사회 사무처장은 “간호학과는 경기불황과 상관없이 전문직으로 높은 취업률을 기록해 남학생의 지원이 느는 것”이라며 “경력단절 걱정 없이 정년 이후에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