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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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03.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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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분수(分數)'는 골치 아프던 수학 시간에 자주 나오던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분수는 정수 a를 0이 아닌 b로 나눈 몫을 a/b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때 a는 분자 b는 분모라고 부른다. 행복 칼럼에서 웬 뜬금없이 분수 타령인가? 많은 분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행복을 수학으로 말해 보려고 한다.

수학적으로 볼 때 행복=a÷b(a/b)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분자 a는 내가 이미 가진 것이고 분모 b는 내가 갖고 싶은 것 즉 희망하는 것이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행복 = 가진 것÷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 값을 높일 수 있을까?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분자의 값을 올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분모의 값을 내리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잘 조절하는 것이 바로 수학이 제시한 행복의 비법이다. 예를 들어 4÷2(4/2)=2가 된다. 이때 분자의 값을 4에서 8로 올리면 8÷2(8/2)=4가 된다. 즉 값이 2에서 4로 높아져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자 값을 올린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자꾸만 늘려가는 방식이다.

즉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분자의 값이 커지면 행복감이 어느 정도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무한정 무엇인가를 계속 소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고 가진 것이 커지면 원하는 것도 함께 커져 행복 값이 초기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방법은 반대로 분모의 값을 내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것을 계속 줄여가는 방법이다. 만약 원하는 것을 계속 줄일 수 있다면 가진 것이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높은 상태의 행복 값을 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원하는 것을 계속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의 욕심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수도자들이 아닌 이상 어느 한계 밑으로 원하는 것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이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본적인 소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행복의 절댓값인 무소유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수학문제를 잘 풀어야만 한다. 자신의 욕심과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낮추고 이미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의 방식만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간다.

이렇게 쓰고 보니 `수학적 의미의 분수(分數)'와 `자신의 처지를 잘 살피고 사물을 잘 분별하고 헤아린다는 의미의 분수(分數)'가 모두 같은 한자로 표현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참으로 현명한 표현이다. `분수를 살펴 가진 것에 만족하고 필요한 것만을 소유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물질을 소유하여 행복해 지려는 그대여! 분수를 알아라. 자신의 것을 이웃과 나누고 욕심을 버려 함께 살아가는 것이 월요일 아침에 수학이 알려주는 행복한 삶이다. 행복은 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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