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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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도순<수필가>
  • 승인 2018.03.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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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 임도순

농촌에서 청년은 몇 살까지일까. 고희가 가까워진 지인이 농촌의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어이가 없다. “우리 동네에 나보다 어린 사람이 둘인가 셋인갚하며 헛웃음을 짓는다. 청년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창 힘이 넘치는 사람으로 20대와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를 일컫는다. 손자까지 둔 고령의 나이임에도 그는 젊은이로 통한다.

면 단위 지역에는 한 달에 한 명의 출생자가 없기도 하다. 요즈음 농촌에는 노년기의 고령층 연령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청장년층의 공백으로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지 오래되었다. 젊다고 하는 분이 50대이고 그나마도 한동네에 한둘이 전부이다. 팔십 년대 초 농민 후계자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다행이다. 그 당시에 미래 농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농촌의 현실은 더욱 암울했을 것이다. 급격하게 줄어든 농업 인력을 기계가 대체하지만 연령층이 높아져 앞으로 어떻게 유지될지가 의문이다.

농촌에는 빈집이 많다. 오래전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났고, 몇십 년이 지난 현재에는 초고령 사회가 되었다. 평균 수명이 팔십인데 그 연세를 전후한 분들이 지역에서 고향을 지키면서 유지한다.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이 점차 줄어들고 노인 요양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많이 늘었다. 몇 년 새에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부부가 해로하는 집이 드물어지고 홀로된 노인이 어렵게 생활을 한다. 이런 현상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 같다.

인구의 변화에 따라 구분한다. 전체 인구에 65세 이상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이고 20%를 지나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충청권 전체는 고령사회에 조금 못 미치지만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초고령 사회를 지나 30%대에 육박하거나 넘고 있다. 칠팔십 년 대에 도시로 향한 젊은 인력으로 인해 급격하게 농촌인구가 줄어들었고 그 현상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채워지지 않는 공백기가 너무 길게 형성되지만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요즈음 시골 곳곳에 번듯한 집들이 자리한다. 도시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노후에 자연과 함께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지내려고 귀촌한 분이 지은 집이다. 농촌에서 살고 있지만 활성화에는 미치지 못한다. 농촌인구가 느는데 한몫하여도 분위기는 옛날 농촌 풍경과는 거리가 많다. 생활 여건이 다르고 그동안 살아온 습관이 있어 서로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농촌을 무대로 지내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음에 쉼터 역할을 하는 부분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며칠 전에 핸드폰으로 청년회 회의를 한다는 문자가 왔다. 내 나이가 육십육 세인데 태어난 동네가 같아 함께하는 모임이다. 대부분이 지천명을 넘기었고 고향을 지키는 회원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며 대부분 객지에서 생활한다. 애사나 경사에 참석하고 동네 일이 있으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고향에 계시기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참석하는 비율이 높다. 내가 진짜 청년일 때에는 사십 대 중반만 넘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팔짱이나 끼고 헛기침을 하며 지냈었다. 지금은 내 나이가 그들보다 훨씬 많은데 아직도 청년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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