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입장을 밝혀라
신세계는 입장을 밝혀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3.14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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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사업계획이 없다.”

요즘 청주지역을 다시 달구고 있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시한폭탄 같았던 청주테크노폴리스내 유통시설용지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들어설 것 같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내 유통시설용지를 샀던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에 이 땅을 되팔면서 의심은 확신이 되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환영하는 사람도 있고, 두려워하는 사람도,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모른다. 정해진 사업계획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이 땅을 샀던 이마트 측도 지난 1년여 간 기자에게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에 이 땅을 팔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를 개발하고 인허가사업을 하는 회사다. 자연스럽게 `스타필드'가 청주에 들어오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햇수로 3년째 `사업계획이 없다'만 되풀이 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보안유지'라기 보다는 `지역무시'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관련보도가 나온 뒤 청주시 관계자도 궁금해 신세계프라퍼티 측에 연락을 했지만 같은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대신 해당기사가 나간 출처, 즉 내뱉은 사람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사업을 하면서 사업계획의 보안은 중요하겠지만, 청주시가 2대 주주로 참여해 개발한 땅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뻔한 사업계획조차 비밀에 부친다면 청주시민을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합쇼핑몰은 1년 365일 매일 운영되기 때문에 회사의 명운뿐만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파장도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그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충북지역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전 대비 삶의 질이 100점 만점에 40점에 불과했다. 경기침체와 불안정한 수입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는커녕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입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응답자의 64%는 현재의 소득으로 가족이 먹고살기 어렵다고 했고, 72%는 현재 사업을 가족에게 물려줄 마음이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복합쇼핑몰로 여론을 살핀 뒤 이마트 트레이더스나 이마트를 개장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유통재벌 입점 저지 충북도민대책위원회가 절규하듯 쏟아낸 말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복합쇼핑몰 입점은 비단 전통시장, 슈퍼마켓 상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자영업자 모두에게 쓰나미처럼 다가올 재앙”이라면서 “우리는 지역경제를 초토화시키는 유통재벌의 진출을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되도록 빨리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시설용지의 사업계획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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