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충북 정치권 강타 … 민주당 후보들 긴장
‘미투’ 충북 정치권 강타 … 민주당 후보들 긴장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03.13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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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 性범죄 공천 신청자 후보 자격 박탈키로

우건도 `성추행 공방'·박수현 `불륜설' 등 영향

3선 출마 예상 이시종 지사 악재… 선거운동 부담

한국당 “철저히 수사”·바른미래당 “사과 요구”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파도가 충북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가 성추행 공방에 휘말리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우 예비후보 본인은 물론 3선에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같은 당 이시종 지사에게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우 예비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이다.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를 구성해 공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민주당은 우 예비후보 공천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미투 폭로의 당사자로 지목된 우 예비후보가 성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폭로자가 언론을 통해 피해 사실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13년전 일이고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사실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 예비후보는 민주당 충북도당의 1차 후보자 검증을 통과해 공관위의 후보 적격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경찰 수사로 사실이 가려지지 않을 때엔 공관위로서는 공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앙당이 성 관련 범죄 사실이 확인된 공천 신청자에게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한 것도 우 예비후보 공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이 후보 검증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한 뒤 `불륜설'에 휩싸인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에 대해 당이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도 했다.

당사자의 강한 부인에도 이번 논란이 선거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글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폭로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우 예비후보의 도덕성이 여론의 검증대에 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 예비후보가 이 같은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향후 경찰 수사와 재판을 거쳐 글 게시자의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가 밝혀져야 한다.

당장 지방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거기간 내내 의혹의 꼬리표를 달고 유권자들과 접촉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아직 출마선언은 하지는 않았지만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시종 지사에게도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충주에서 지방선거 파트너가 될 시장 예비후보가 성추행 공방에 휘말린 것 자체가 선거운동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도 미투 파문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격적으로 선거 분위기를 띄워도 모자랄 판에 미투 폭로가 민주당에 집중되면서 당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분위기도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야권이 대여(對與)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나서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 예비후보 성추행 의혹에 대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고, 바른미래당은 `미투 폭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시종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역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성 관련 의혹에 휩싸였던 후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유권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다르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폭로대상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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