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 디자인하는 북부시장
‘생활안전’ 디자인하는 북부시장
  • 황명숙<청주시 청원구 농축산경제과>
  • 승인 2018.03.07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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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황명숙

2018년 2월 대한민국은 평창 올림픽의 열기로 가득했다. 전 세계 2920여 명 선수의 열정과 응원 함성이 평창의 추운 겨울을 디자인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의 쾌거를 이뤄낸 우랄알타이족 코리안(KOREAN)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같은 시간, 청주시 우암동 북부시장엔 `화재 안전 생활화'가 지난해의 바람을 안고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절기 대비, 제천 스포츠센터와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가스 특별점검차 방문한 북부시장. 담당자와 필자는 마지막 상가인 반찬가게 문턱을 넘어 가스 시설을 점검하고 있었다. 가스 누설되는 곳이 있는지, 금속배관으로 교체했는지, 가스 누출 경보 차단장치는 잘 작동하는지 세세히 점검하던 중 바닥에 설치된 전기 몰드 덕트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설치한 석유난로 근처 바닥에 금속으로 설치된 `전기 몰드 덕트'. 2년 4개월의 시간 흐름 가운데 대형매장을 빼고는 전통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맞닥뜨린 화재안전 장치. 거기에 더해진 사장님의 명쾌한 한 마디는 그날의 추위를 사르르 녹여버렸다.

“내 가게는 내가 지켜야지, 불나면 큰일 아녀? 여기 오신 손님도 내가 지키는 게 당연한 거고. 가게를 찾아와 사 주는 것도 고마운데 바닥에 널브러진 선에 걸려 다치면 큰일나잖어? 방송하는 아가씨가 매일 얘기해놓고서는.”

북부시장을 나오며 `아가씨'란 말에 입꼬리가 올라가고, 그동안 북부시장에 울려 퍼진 필자의 `안전방송'이 그저 시끄러운 잡음이 아닌 골목을 누비는 방송이 됐음에, 필자의 마음은 뿌듯함을 넘어 청주시 공무원의 자긍심으로 채워졌다.

필자의 `북부시장 안전DJ'인연은 2017년 1월부터 시작된다. 가스 점검으로 방문한 북부시장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방송실에 매료된 그때부터 봄·가을에는 산불과 캠핑 안전, 여름에는 캠핑과 물놀이 안전, 겨울에는 가스와 전기, 소화기 안전을 소재로 해 매일 찾아가 안내방송도 하고, 가게이름 하나하나 부르며 사장님들의 흥을 돋우고, 시장을 찾는 이들에겐 북부시장의 골목 이야기도 들려 드렸다. 처음엔 시끄럽다는 민원이 있어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그날에 맞는 원고를 쓰면서 노래도 불러보고, 재미있는 안전 알림이로 방송하다 보니 얼굴은 기억 못 해도 목소리를 기억하시는 분들께서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음악DJ와 함께 해 달라, 인터뷰도 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건의를 하시는 데 힘입어 그간 잠시 쉬었던 `북부시장 안전 DJ'시동을 다시 걸어보려 한다.

“화재 안전 어렵지 않아요. 문어발식 전기배선 NO, NO!. 물과 전기는 이별하는 사이, 가스·전기 정기 점검은 전문가에게, 가스전기 안전 3원칙(사용 전 점검, 사용 중 주의, 사용 후 확인) 꼭 지키기, 소화기는 찾기 쉽고 보이는 곳에 두기, 안전은 더하고 코드는 뽑고.”

어떤가, 참 쉽지 않은가?

무술년 2월을 동계 올림픽의 뜨거운 열정과 함성으로 디자인한 우리, 이제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 사회를 안전으로 디자인해 안전 청주, 안전 대한민국 실현에 모두가 동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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