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집단
개인과 집단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03.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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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매년 3월 20일은 UN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다. 이 날 UN은 국가별 행복도를 수치화하여 만든 `세계 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국가별 행복도는 `1인당 국민 총생산, 건강한 평균 수명, 사회적 지원, 삶의 선택에 관한 자유, 관대함, 부패에 대한 인식'의 6가지 지표로 계산된다. 지난해 발표를 보면 조사 대상국 155개국 중에서 행복 상위 5개국은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 네덜란드로 대부분 북유럽 국가들이다. 우리나라는 56위, 일본은 51위, 중국은 79위로 나타나 아시아 국가들의 행복 순위는 경제 규모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행복 연구자들은 아시아 주요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낮은 국가 행복도가 `개인주의 사회와 집단주의 사회'의 충돌이라고 본다.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든지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의 뜻이 달라 충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개인주의 사회와 집단주의 사회의 핵심이다. 개인의 표현과 선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개인주의 성향이 높은 사회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선택을 제한하거나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집단주의 성향이 높은 사회다. 아시아는 이러한 집단주의 경향이 높은 사회라는 것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높은 사회는 심리적 자유감이 주어진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삶을 자기 뜻대로 살 수 있다. 이런 삶을 지지해 주는 사회는 행복이 자란다. 반대로 집단주의 성향이 높은 사회는 사람들을 하나로 응집시킨다. 강한 추진력이 생겨 집단 위기를 극복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만성적인 긴장과 피로가 쌓여 `화, 우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사람들의 행복에 치명적이다. 정치인들은 자주 국론분열을 큰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를 외친다. 그러나 자주 뭉치면 너무 피곤하고 흩어지면 자유로운 경우가 더 많다.

전 세계에 감동과 울림을 준 평창 올림픽이 끝났다. 높은 수준의 우리 문화와 하이테크기술, 사회적 역량을 세계만방에 보여 준 행사였다. 특히 북한이 참여하여 평화의 제전이 되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 하나 있었다. 남과 북 여자아이스하키팀이 단일팀을 구성한 것이다.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시급한 국가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한 것이다. 아마도 예전 같은 분위기였다면 대의를 위해 선수들의 개인적인 의견은 무시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올림픽을 위해 수년간 땀 흘러온 우리 선수들의 노력과 기회가 침해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과 그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남북관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생략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다행히도 발 빠른 사과와 선수들의 정직한 땀으로 문제는 일단락되고 이야기는 감동적으로 끝났다.

우리나라가 좀 더 행복한 사회로 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집단주의와 획일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개인의 삶이 존중되고 노력의 대가가 공정해야 행복한 사회가 된다. 정치를 통해 사회 변화를 희망하는 많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이러한 개인주의 교훈을 오래도록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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