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멀티융합 인간
4차 산업혁명과 멀티융합 인간
  • 한현구<청주시 청원구 산단관리과장>
  • 승인 2018.03.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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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한현구

20세기 초중반에 영국 출신의 앨런튜링이라는 유명한 수학자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뛰어난 지력을 지녔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수학했으며 컴퓨터 제작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인물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까다로운 암호체계를 해독한 활약으로 천만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후인 1950년 발표한 그의 논문에 인공지능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수학과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의 긴밀한 관계는 이미 앨런에 의해 잉태된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와 정보,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인공지능을 비롯한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이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발전시키는 것이 좋을까. 우선 4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은 문명이 아니라 1, 2,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 기술·정보의 초연결과 초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 시대에 태어났기에 싫든 좋든 기왕에 감수해야 한다면 기업이나 국가 등에서 떠오르는 새 산업혁명의 방향성을 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온난화, 폐기물, 물 부족, 불안과 차별 등 당면한 지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취업이나 일자리를 위협하거나 위험해질 수 있는 발상이나 발명품은 가능한 피하면 좋지 않을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십수 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생생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4강 신화를 한 번 떠올려보자. 당시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은 전과는 달리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로의 변신과 활약을 통해서였다. 종횡무진하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은 응원하는 전 국민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사고, 일, 관계를 할 줄 아는 사람이나 인재를 원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멀티 플레이어'를 넘어서는 `멀티 인간'이다. 여러 능력을 겸비하는 것보다 가진 소양이나 재주를 어떻게 꿰고 적절하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 사람을 `융합 인간'이라고 칭해도 좋지 않을까. 양자를 겸한 `멀티융합 인간'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청하는 인간상이라 본다. 더하여 세상에 유익한 존재가 되려면 어떤 의식을 가졌는지가 관건이라 할 것이다. 돌고 돌아서 인간의 의식이 가장 상위인가. 불가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이런가.

4차 산업혁명과 멀티융합 인간이 현시대가 요청하는 조류이고 인재라면 문명의 정신, 개인의 의식은 내비게이션이고 나침판인 셈이다. 현재 이익에 몰두하는 3차 산업혁명이나 이해타산에 경도된 사유방식은 그리 탐탁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이 발달할수록, 멀티융합 인간이 늘어날수록 바르고 따뜻한 가치관, 세계관이 혁명의 시기와 각자의 인생에서 중심이 되고 제대로 역할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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