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올림픽
흑자 올림픽
  • 이재경 국장(천안)
  • 승인 2018.0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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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대회 전의 우려와 달리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 올림픽이 됐다. 모든 언론이 한입으로 흑자 올림픽, 흥행 올림픽 등의 제목을 달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국민이 무엇보다 안도하는 이유는 당초 우려했던 빚더미 올림픽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회 직전 입장권 판매 부진, 바가지 숙박 요금, 스폰서 참여 저조 등 여러 설로 적자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폐막일을 전후해 발표된 각종 지표는 대회 조직위가 `흑자 올림픽'임을 발표하기에 충분했다.

우선 입장권 판매 수에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애초 목표량은 106만8630장이었는데 폐막일 전날 잠정 집계 결과 107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발행 입장권(118만장) 대비 판매율은 91.4%나 된다. 입장권 수익 규모는 1580억여원.

이전에 열린 동계올림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치다. 전체 110만장 중 81%가 팔린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훌쩍 넘어섰고, 110만장 중 90%가 팔린 2014년 소치 대회보다도 판매율이 높았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후원금, 이를테면 스폰서십 모집에 성공한 것 역시 흑자 올림픽 달성에 최고 공신이 됐다. 대회 개최를 2년여 앞두고 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올림픽조직위를 잔뜩 긴장시켰다. 삼성, 롯데 등 국내 재벌 기업들이 `스폰서십=뇌물'이란 등식을 적용한 검찰에 의해 줄줄이 재판정에 서는 가운데 기업들의 후원금 모금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올림픽을 망칠 수는 없다는 대회 조직위와 문체부 등의 노력,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 등으로 애초 목표액 9400억원을 18%나 뛰어넘은 1조1123억원의 후원금 모금에 성공, 흑자 대회의 기반을 마련했다.

대회 조직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평창올림픽에 투입된 예산은 총 14조2000억원이다. 이중 KTX 등 철도, 도로 등 SOC 분야와 경기장 건설 등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 예산은 총 11조5000억원 규모. 순수하게 대회를 치르는 데 들어간 예산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조직위가 흑자 올림픽을 자신하는 이유는 대회 수익이 2조7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조직위는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여 대회 예산을 확보했다. 또 IOC와 TOP스폰서십 추가 교섭을 통해 3000만달러를 추가 확보하고, 이벤트 사업비(EVS), 개최지 IOC 행사비용 자부담을 관철하며 수백억원을 절감했다. 여기에다 성공적인 입장권 판매, 개폐회식 예산 절감 등도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1조원 대 규모의 기업 스폰서십이 계상에 포함된 것은 실제 흑자 올림픽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분명한 것은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층 높이고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숙제도 남았다. 경기장 등 대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어진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남아서는 안 된다. 조직위와 당국이 좋은 묘안을 짜내 `진짜'흑자 올림픽이 되도록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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