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발림
사탕발림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8.02.25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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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명식 부장(음성주재)

이시종 충북지사의 민선 6기 마지막 시·군 연두순방 타이밍이 절묘하다.

목전에 와 있는 6·13 지방선거 표심잡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겠다.

경쟁 후보들은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합법적으로 유효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이 지사가 부럽기도 하겠지만 참 얄밉기도 할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충북도내 군 단위 중에서도 8만 명이라는 가장 많은 유권자를 보유하고 있는 음성군을 방문했다.

이 지사는 음성군 표밭 민심에 입김을 작용할 만한 지역주민 2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동안 펼쳐온 충북도정의 성과를 한껏 자랑했다.

그리고는 100년의 번영을 위해 음성군이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5만 음성시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과히 `사탕발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날 순방자리에 참석한 다수의 음성군민은 사탕처럼 달콤했던 이 지사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다.

이 지사가 도청 꼭대기 자리에 앉아 있던 8년의 세월은 음성군이 15만 음성시 건설을 외쳐 온 세월과 거의 일치한다.

과연 8년이란 세월동안 이 지사가 15만 음성시 건설을 위해 뭐라도 적극 거들어 주려고 한 노력을 찾을 수 있을까!

노력은 고사하고 오히려 정치적인 측면에서 음성군을 홀대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 홀대는 2018년 들어서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민선 5기 들어 음성군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하려고 애를 쓸 때 이 지사가 나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었던 일을 음성군민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음성군은 중형병원이 없어 의료원정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을 위해 종합병원급인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려고 분투(奮鬪)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사는 음성군의 이러한 노력을 외면한 채 청주 오송을 유치전에 가세시키면서 혁신도시의 유치 낙관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음성군 택시업계의 공분을 산 혁신도시 내 택시영업 관련 문제도 매 마찬가지다.

이 지사는 아직 도시가 완성되지 않은 혁신도시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영업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싼 기름을 길거리에 뿌려 온 음성군 택시업계의 노력은 뒤로한 채 얌체영업만 일삼던 진천군 택시업계만 신바람 나도록 일방적으로 공동사업구역을 직권조정했다.

지금까지 거론한 이 지사의 음성군 홀대 정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15만 음성시 건설에 있어 충북혁신도시의 존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지사는 충북혁신도시를 음성군과 진천군에서 분리해 도의 출장소 형태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충북혁신도시에는 약 1만 명 정도의 음성군민이 살고 있다.

이 지사가 충북혁신도시를 도 출장소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15만 음성시 건설을 위해 단 한 명의 인구가 아쉬운 음성군의 인구를 한꺼번에 1만 명을 빼앗아 가겠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이 지사가 선거를 불과 3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음성군민들에게 “15만 음성시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누가 들어도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사탕발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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