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하루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하루
  • 연승<청주시 청원구 건축과 주무관>
  • 승인 2018.02.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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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연승

지난해 11월 6일 공무원 임용 후 최근 100일을 맞았다. 책상 위의 전화벨 소리가 울릴 때면 많이 긴장해서 마지못해 받던 때가 어제 일 같은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 듯하다.

지금은 청주시 청원구청 건축과 주택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건축 신고와 빈집 정비사업 및 농촌주택개량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업무를 하면서 건축물들이 `신고·허가 → 착공 → 사용승인 → 건축물대장'이라는 큰 과정을 거쳐 완공된다는 점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건축법 외에도 어떤 종류의 배수설비가 가능한 곳인지, 혹시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는 건축물은 아닌지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쳐 신고와 허가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고, 하나의 건축물이 그냥 짓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전에는 새로 지어진 건축물이 있으면 별 생각없이 지나치곤 했는데, 과정을 알고 나니 이제는 그런 건축물 근처를 지나갈 때면 `아, 완성된 건축물이 생기기까지 법에 적합한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살피는 담당자 분들의 수고가 담겼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더욱 공감하게 된다.

특히 가설 건축물 관련 업무를 가장 자주 접하고 있는데 가설 건축물은 처음 신고 시 최대 3년의 존치 기간을 정할 수 있으며, 그 기간 만료 전에 다시 존치 기간 연장 신고를 해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연장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기존 신고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무단 증축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출장을 간다. 한 번은 임시 차고로 신고한 가설 건축물을 확인하러 출장을 갔었는데, 임시 차고인 가설 건축물의 경우에는 외벽이 없어야 하지만 차량 진출하는 면을 제외한 세 면에 패널이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불법사항에 대해 건축주께 시정하시라는 말이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지만, 위법한 사항을 묵인하고 그냥 연장처리를 하면 마치 적법한 건축물인 것처럼 오히려 다음 연장신고 때 오해의 소지가 될 것 같은 생각에 용기를 내어 위법한 부분이 시정되지 않으면 연장 승인을 해 줄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는 시정된 후 연장해준 적이 있다. 당장은 작은 부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작은 부분들이 모여 시민들의 쾌적한 환경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담당자로서 신중히 판단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몇 번의 이런 경험을 통해 지금은 공정한 법 집행을 위해 보다 더 확고히 말씀드리고 있으며, 무단 증축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최초 가설 건축물 축조 신고 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말씀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담당 업무 외에도 제설작업, AI거점 소독소 근무 등 공무원으로서 구청에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함께 투입되는 점이 새로웠다. 특히 주말에 첫 일직을 했을 때, 맨홀 뚜껑이 자꾸 위로 튕겨져 나온다는 민원이 들어온 적이 있어 급하게 오창에 간 적이 있었는데, 맨홀 뚜껑을 제자리에 놓아도 무거운 화물차가 지나가면 다시 튕겨져 올라와 우선 임시방편으로 천을 구해 끼우고, 관련 부서에 연락해 조치해 해결된 적이 있다. 이날 처음으로 휴일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직하시는 분들의 수고로 해결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공무원은 담당 업무뿐만 아니라 구 전체의 일도 내 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임용 100일이 됐다고 우리 과 직원들로부터 축하 케이크와 격려 편지를 받았는데 무척 감사했다. 비록 작은 일이어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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