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도시 창의도시 청주
공예도시 창의도시 청주
  • 안승현<청주시문화재단 비엔날레팀장>
  • 승인 2018.02.20 1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주알 고주알
▲ 안승현

겨울 매서운 한파의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더니, 어느덧 햇살의 따스함이 얼굴과 몸을 감싼다. 그래서인가 먼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던 연초제조창의 차갑고 거친 시멘트 벽면을 감쌌던 지난 비엔날레 대형현수막의 색상이 따스한 햇살을 받아 선명하게 보인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날씨의 변화를 받아들였음에도 발색이 여전한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10번째 공예비엔날레를 치렀다. 전 세계를 무대로 개최되고 있는 200여개의 비엔날레 중 공예분야 유일의 비엔날레를 시작해 20여 년 동안 세계 공예계의 주목을 받아온 청주. 국내 18개 국제비엔날레가 순수미술 분야를 선택하여 도시의 문화적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나갈 때도 청주는 공예라는 타이틀을 선점하고 고집하면서 치렀던 국제문화예술행사이다.

이제 유일의 비엔날레는 올해 스코틀랜드에서 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되면서 사용할 수는 없지만, 공예하면 청주라는 인식을 떨쳐버리긴 어려울 듯하다. 이는 청주시한국공예관이 전국 국공립미술관 중에서도 공예분야 유일의 공립미술관으로서 독보적인 차별성이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여년 공예를 타이틀로 치러낸 청주가 이제 꽃을 피워낼 나무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11년 비엔날레부터 4번의 비엔날레를 만들어 냈고 이제 비엔날레 상설관을 갖고 11회를 준비하는 공간이자 한국 근대화 및 경제성장의 구심점이며 국내 최대규모의 담배공장 경제의 구심점이었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있던 곳이 뿌리를 내리게 될 터전이다.

나무둥치를 잘라 물에 꼽아 억지로 꽃을 피우게 했던 나무가 이제 온전치는 않지만 토양을 만나 뿌리를 뻗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엄청난 뿌리,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 창의성을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의 전략적 요인으로 삼는 도시 간의 국제적 협력망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문화다양성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의 정신과도 합일되는 것이기도 하다.

2004년 10월 지역차원에서 문화산업의 창조적, 사회적, 경제적 가능성을 확대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창설된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에는 이미 72개국 180개의 도시가 가입되어 활발히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공예와 민속예술, 디자인, 영화, 미식(음식), 문학, 미디어아트, 음악분야에 가입하여 세계의 도시들 간 소통과 교류를 통해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에 청주도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상반기 `공예도시 청주' 활성화 방안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과 하반기에는 공예도시 초청 국제교류행사를 기획으로 창의도시 가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진주와 김해가 공예와 민속예술분야에서 우리와 경쟁도시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 우리와 같이 국제적 행사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에서 발현된 유구한 자산을 토대로 하드웨어가 연계된 인프라가 잘 꾸려져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견되는 바이다.

청주는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이미 세계 공예분야에 있어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되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각인이 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의 비교에서는 하드웨어나 인프라 부분에서 많이 뒤처져 있었다. 이제 이러한 뿌리 내림의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세계 공예문화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 본다.

다양한 영감과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창의적 사고와 장르 간 융합의 한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감상하고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공간을 제공하게 되는 곳으로 거듭나게 되는 청주를 만들어 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