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문화
음주 문화
  • 임도순<수필가>
  • 승인 2018.02.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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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 임도순

기호식품(嗜好食品)은 기분을 돋우고 흥분 효과를 내는 식품을 일컫는다. 주위에서 많이 보는 술은 우리의 삶에 활력소로 작용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도저히 헤어나지 못하는 늪으로 인도한다. 일상생활에서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위치에 깊이 뿌리 내려져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어렵고 힘들 때를 막론하고 우리 곁에서 생활과 함께한다.

술은 발효된 과일을 우연히 맛본 것이 시초일 것이다. 당분이 많은 과일이 발효균의 작용으로 알코올로 변화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쌀이나 수수, 옥수수에 누룩을 이용하여 술을 빚어왔다. 전통주가 발전하지 못한 것은 식량 부족으로 어려웠던 시절에 국가 권력이 강하게 작용하여 맥이 이어지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다양한 발효주가 생산되어 기호에 따라 술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졌다.

생활 속에 술을 마시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는 술을 권하거나 마실 때 술잔을 돌려가며 빠르게 마신다. 서양인은 자기 잔에 스스로 부어 마시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각자의 잔에 서로가 채워주며 술잔을 기울인다. 술잔을 돌려 마시는 우리 문화가 좋아 보이지만 비위생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완만한 속도로 변하는 추세다.

주량에 맞는 음주여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 서로의 정을 나누는 회식 문화가 있다. 좋든 싫든 참여하여 술을 마시며 시작된다. 문제는 주량이 적은데도 끝까지 참여하며 권하는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거부하면 불이익이 우려되고 오해의 소지도 있어 좌불안석이었던 때가 비춰진다. 과유불급이다. 시작할 때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조금 진행되면 술이 술을 마시며 아주 취하면 술이 사람을 마시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주취 폭력이 문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력을 하기 때문에 대상은 누구나 될 수가 있다. 술을 마시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알코올 중독이다. 음주의 도가 지나쳐 나오는 습관이라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주위를 살펴보면 한번 음주로 차량 운전에 통제를 받은 사람이 다시 통제받을 확률이 높다. 두 번 세 번 반복 되어 면허가 취소되고 급기야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세끼를 먹는 곳에서 신세를 지는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현재 법은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를 심신미약이라는 미명으로 형량을 감경받는다.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실수로 인정하여 처벌한다. 법이 주취 폭력자를 보호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주취 폭력은 재범률이 높을 수밖에 없고 보복의 가능성 또한 높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가 또한 필요하다.

음주 문화도 변해야 한다. 캠페인이나 홍보를 강화하여 바른 술 문화가 정착하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조직생활에서 회식의 빈도는 점점 줄고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먹는 문화가 확산 되고 있다. 강하게 권하는 분위기도 점점 사라지고 알맞은 양의 음주로 즐기는 문화도 퍼지고 있다. 건전한 음주 문화가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빠르게 배기를 바라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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