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4-8-4'달성 이들 손에 달렸다
한국 '8-4-8-4'달성 이들 손에 달렸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8.02.13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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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8개·은4개·동8개를 따내 종합 4위)

16일 스켈레톤 윤성빈 시작 설 연휴 '코리아 골든데이'

쇼트트랙 남녀 금빛 레이스 · 빙속여제 이상화 3연패 도전

스키점프 최서우 · 김현기-피겨 차준환 등 깜짝 선전 기대
▲ (위) 이상화, 윤성빈, (아래) 최민정, 차준환

지구촌 최대의 눈과 얼음의 축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의 볼거리는 오는 설 연휴(15~18일)에 쏟아진다.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의 금빛 질주를 시작으로, 스키점프 최서우와 김현기, 대한민국 효자 종목 쇼트트랙 주인공들의 경기를 안방에서 지켜볼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92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6500여명을 비롯해 5만여명이 참가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아니다. 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대한민국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자, 최초의 동계올림픽으로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의 완성’이라는 의미가 있다.

100개 이상의 금메달이 걸린 최초의 동계올림픽이기도 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보다 금메달 4개가 늘어나 역대 최다인 금메달 102개(설상 70·빙상 32개)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스노보드 빅에어(남·여),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남·여), 알파인스키 혼성 단체전, 컬링 믹스 더블이 추가됐다. 스노보드 평행회전(남·여)은 제외됐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따내 종합 4위에 오른다는 ‘8-4-8-4’를 목표로 세웠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전통의 메달밭인 빙상은 물론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 첫 메달을 수확해 진정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설날인 16일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강원도청)이 금빛 질주를 한다. 이 종목 최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와 신구 대결로 관심을 끈다. 윤성빈의 황제 대관식이 될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인 스키점프의 최서우와 김현기도 이날 라지힐 개인 예선전에 나선다.

최서우와 김현기는 아직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진 못했으나, 한국 스키점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전설이다. 한국 스키점프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훈련해 온 이들은 2003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때의 이야기는 영화 ‘국가대표’로 제작돼 국민들에게 스키점프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1998년 10대의 나이로 나가노 올림픽에 진출한 이들은 이제 30대 중반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평창 올림픽에서의 비상을 앞두고 있다. 그런 만큼 각오 또한 남다르다.

최서우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나의 목표는 30위권(최종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로 살아온 지도 어느덧 23년, 올림픽 출전은 여섯 번째다. 더욱이 이번 올림픽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열심히 준비해왔으니 목표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면서 “한국의 1세대 스키점프 선수로서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현기 역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섯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하지만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단체전에서도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8위를 뛰어넘는 게 목표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내 고향인 강원도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나에게 더 특별한 대회다. 뜻깊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7일은 ‘골든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강세인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1000m 레이스를 펼친다. 쇼트트랙에서 한국 선수로는 대회 첫 2관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에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종목 메달 주인공이 가려진다. ‘피겨 왕자’ 차준환(17·휘문고)이 올림픽 무대에 선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빙속 여제’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500m에서 3연패 위업에 도전한다. 고다이라 나오(일본)라는 막강한 라이벌이 버티고 있지만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만큼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화를 지도하고 있는 케빈 크로켓(44·캐나다) 코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맞대결을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라이벌전에 비유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크로켓 코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대결은 양키스와 레드삭스전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두 선수는 500m에서 맞붙는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이상화가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지난 1년은 고다이라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모두 대회 일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다듬고 있다.  

크로켓 코치는 “한국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이상화가 스스로 만족하는 레이스를 펼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크로켓 코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의 금메달을 만든 주역이다. 소치 대회 직후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더 이상 한국 대표팀을 맡진 않지만 이상화는 여전히 크로켓 코치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번 대회 직전 독일에서의 마무리 훈련도 크로켓 코치와 함께했다.

19일에는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경기연맹) 조가 봅슬레이 2인승에서 깜짝 메달을 노린다. 홈 트랙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일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이 최강의 실력을 발휘하며 금빛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심석희와 최민정 가운데 1명이 대회 3관왕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21일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에서 남녀 태극전사들의 선전도 기대해 본다.

대회 후반부인 22일은 두 번째 ‘골든데이’다. 쇼트트랙 남자 500m와 여자 1000m 결승에 이어 남자 5000m 계주가 열린다. 3종목 모두 메달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낭보가 기대된다.

24일에는 이승훈(30·대한항공)과 김보름(25·강원도청)이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동반 우승을 노린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금 1, 은1)와 2014년 소치(은1)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메달 수확에 나선다.

최근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23·한국체대)도 평행대회전 결승에 오른다면 메달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폐막 하루 전인 25일에는 봅슬레이 4인승과 컬링 여자 결승이 예정돼 있다. 봅슬레이 대표팀과 컬링 여자 대표팀이 평창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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