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指標)
지표(指標)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02.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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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고 출발에는 도착이 있다. 지역의 단체장에게도 시작과 끝, 출발과 도착이 있다. 이들에게 있어 시작은 공약이고 끝은 성과다. 단체장들은 임기 중 자신이 이룬 성과를 알리기 위해 많은 지표를 사용한다. 도민들 역시 이런 지표를 보고 단체장들의 과와 실을 평가한다.

실질 경제성장률 전국 2위, 수출증가율 전국 3위, 고용률 전국 2위, 공장 등록률 전국 1위, 산업단지 분양률 전국 1위, 1인당 지역 총생산증가율 전국 1위,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 광역도 중 전국 1위, 6년간 정부합동평가 유일한 연속 우수도, 지방재정 집행 최우수, 지방 인사혁신 경진대회 2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 E-마케팅 9년 연속 수상, 전국대비 경제비중 3.54% 달성 등이 지난해 충북도가 발표한 대표적인 성과지표다.

그러면 이런 지표는 어떤가? 스트레스를 매우 느끼는 비율 1위, 자살률 1위,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 10위, 비만율 3위,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 7위, 인구 천 명당 이혼율 6위, 흡연율 10위, 일반회계 중 복지예산 비중 12위, 고위험 음주율 2위, 자동차 천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 2위. 이것은 2016년 통계청 e-지방지표로 바라본 충북의 성과지표다.

어떤가? 보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되지 않는가? 사실 이러한 지표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다. 설사 전문가라 하더라도 위에 제시된 지표만으로 단체장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아주 간단히 지역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자치단체가 추진한 모든 일들의 총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지표는 `행복지수다.'여러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로 사람들이 더 행복해졌는가?를 묻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더 행복해 졌다면 정책은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한 것이다.

충북참여연대 사회조사연구소에 따르면 충북도민의 2017년 행복지수는 `58.7'이다. UN이 발표한 한국인 행복지수 `58.4'와 유사해 충청북도의 행복 수준은 우리나라 평균 정도라 할 수 있다. 시군별 행복지수에서는 진천군이 63.6으로 가장 높았고 증평군 61.7 음성군 59.9 청주시 59.4 순이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시군별 행복지수가 인구증가율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2017년 6월 통계에 따르면 시군별 인구증가율(2008년과 비교)은 진천군 18.4% 증평군 16.8% 음성군 8.7% 청주시 7.3%로 나타나 행복지수 순위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행복지수가 높아지면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위기에 빠진 우리 현실에서 인구증가는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다.

더 많은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지역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 6월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으로 선택받고 싶다면 행복관련 지표를 살펴야만 한다. 도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만이 도민의 지지와 선택을 받는 것이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시작이다. 도민이 먼저 행복해야 지역이 성장하고 사람이 모여든다. 임기 중 보여준 지역의 행복지표가 다가올 6월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의 당락을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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